あらすじ
“가지 마. 계속 내 곁에 있어. 한시도 떠나지 마. 넌 날 사랑하잖아.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나를 위해 그 정도는 해줘.”
태생을 이겨내고자 돈과 권력을 거머쥔 남자, 이한.
살아가기 위해 떠나야 하는 여자, 진수아.
상처받은 두 영혼은 각자가 원하는 것 때문에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반년 후, 결혼식만 올리고 바로 떠났던 수아는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우연히 한과 얽히기 시작한다.
서로에 대해 알게 되면서 끌리지만 그들이 가진 그림자는 불행으로 가득한데…….
[본문 내용 중에서]
눈앞의 이 존재는 그저 곱상하기만 한 남자는 결코 아니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예쁜 고양이가 아니라 절대적인 파괴력이 실려 있는 발톱을 감추고 있는 새까만 표범이었다.
그를 경시하는 사람들의 등 뒤로 소리 없이 접근할 남자.
상대방이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날카로운 발톱으로 한 번에 숨통을 끊어 놓을 존재.
이번엔 내가…… 목표물인 건가?
온몸이 오싹해졌다.
남자가 바로 앞에 다가서자, 밀려들어 온 공포감이 수아의 척추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아는 도망치지 않았다.
이런 공포감은 익숙하니까.
대신 그녀는 입을 열었다.
“이한.”
묻지 않았다.
그가 그랬으므로, 수아 또한 확인하는 말투로 말했다.
남자는 차갑게 내뱉었다.
“진수아, 날 왜 조사했지?”
공격은 직격으로 시작되었다.
“왜 조사했을까요?”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
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되물었다.
무표정에 가까웠던 남자의 얼굴에 뭔가가 떠오른 건 그때였다.
미소. 아니, 비웃음.
“꼬맹아.”
한은 비웃음을 띤 채, 고개를 숙였다.
한의 얼굴이 수아의 얼굴로 바싹 다가왔다.
그는 어린아이를 어르듯 부드럽게, 그러나 분명한 위협을 섞어 충고했다.
“까불면 혼난다.”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불라는 말?”
“머리가 약간은 돌아가는구나.”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남자의 말투에 짜증이 확 치솟았지만 수아는 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실수해서는 안 되는 상대.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알 텐데요.”
“그래, 알지. 하지만 난 꼬맹이 네 입으로 직접 듣고 싶단다.”
“좋아요. 말해 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