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본문 중에서]남아 있던 여린 마음을 가다듬은 그녀는 질긴 인연으로부터 마음을 비워냈다. 머리를 내밀어 자욱한 수증기 사이로 작은 창을 흘깃 바라본 여주는 뜨거운 물에 발갛게 익어버린 왼손을 뻗었다. 욕조 가장자리에서 빛을 발하며 다소곳이 놓여 있는 얇은 칼날을 집어 든 여주에겐 추호의 망설임도 없었다. 칼을 쥔 손에 힘이 가해졌다. 여주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다른 손 팔목을 그었다. 손과 손목의 경계를 구분하는 자잘한 주름들을 하릴없이 노려보면서 있는 힘을 다해 그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