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내년 여름에 다시 만나자, 여기서.”
스무살 여름, 신기루처럼 다가와 제 마음을 흐트러뜨린 남자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뱃속에 둘의 아이를 남긴 채.
그로부터 정확히 7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남자는 바로 어제 만난 사람처럼 익숙한 말투와 표정으로 저를 흔들기 시작했다.
“여전히 예쁘네, 너는.”
외면하고, 거부해보지만 지독히 반복되는 우연 속에 접지 못한 마음은 더욱 선명해져갔다.
“나는, 네가 불행했으면 좋겠어.”
지우고 싶었다.
그런데도 지워지지 않는 그를 힘껏 밀어냈으나 밀어내지 못했다.
“떠나는 것도 쉽고, 받아들이는 것도 참 쉽네. 너는.”
“너한테는 그게 다 쉬워 보였나 봐.”
처음 만난 순간도, 재회한 시점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주혁은 한 번도 제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말한다. 아무것도 쉬운 건 없었다고.
“네가 다른 남자와 만났든 말았든. 애가 있든 없든. 나한테 너는, 그냥 주은아야.”
층층이 쌓아놓은 모든 것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손 쓸 수도 없이 빠르게.
“너는, 너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어.”
뜨거웠던 그 해 여름처럼 또 속절없이 빠져들고 말았다.
그것이 잘못된 선택임을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