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붉은 눈에, 검은 뿔을 지닌 그들은 사람이지만, 괴물이라고 불렸다.
괴물이지만, 비량이라 불리길 바랐다.
괴물이 찾는 물체인 ‘조각’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단.
괴물의 주인인 도경은 단에게 닿으면 영안이 공유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거기에 접촉한 시간이 길어지면 영안이 공유되는 시간도 길어지는 게 아닌가?
포옹은 두 시간, 입맞춤은 하루. 그럼 그다음은?
***
“그리고 너, 이미 굴러먹을 대로 굴러먹은 몸 아닌가? 아니면, 화대를 내지 않는 손님에게는 내어주지 않는 귀한 몸이라는 건가?”
“…….”
“그것도 아니면, 비량이라고 차별하는 걸 수도 있겠네. 그간 비량은 손님으로 받아본 적이 없을 테니 말이야.”
어떻게 해야 더 날카로운 말로 단의 마음을 찢을 수 있는지 고심하는 사람처럼, 도경의 가시돋힌 말이 쉴 새 없이 단을 찔렀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까. 그간 있었던 모든 일? 아니면 그저 한 남자와 뒹굴었을 뿐 창기는 아니라는 구질구질한 진실?
뭔진 몰라도, 그 어떤 말도 도경을 설득할 수 없으리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알면 돈주머니라도 들고 와서 품에 안겨주셔야지요. 이리 화대도 없이 욕심을 부리실 것이 아니고요.”
“화대라, 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도경이 덜덜 떨리는 단의 손을 내려다보더니 픽 웃었다. 비웃는 듯한 도경의 표정, 그리고 관계의 우위를 알고 있다는 듯 당당한 말투에 단이 눈을 부릅뜨고 도경을 바라보았다.
“서단은 조각을 찾는 일에 최대한 협조한다. 읽고 수결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