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제가 다튼 영애의 대용이 되어드리겠습니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다튼 영애의 대용이 되어드리겠다고요. 함께 수도로 갈게요.”
빚을 갚겠다는 핑계로, 연인을 잊지 못한 남자와 거래했다.
온전히 내 발로, 그의 덫으로 들어갔다.
그게 나의 지옥이 될 줄도 모르고.
***
하루하루 살아갈수록 이상했다.
왜 나와 그녀는 똑같이 그림을 그리고, 왜 나와 그녀는 똑같이 물을 무서워할까.
분명 다른 사람인 우리가 이토록 비슷한 게 과연 우연일까.
우연이라면,
그는 과연 누구를 사랑하는 걸까.
그가 말하는 페리아는 대체 누구일까.
그래서 나는 그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의 지긋지긋한 인형 놀이가 무엇을 위함인지 알기 위해서.
***
누군가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다는 사실을 끝끝내 확인하고 만 뒤에 찾아오는 건, 쏟아지는 물음표였다.
내 아래를 핥는 이 남자는 누구일까. 만들어낸 허상일까. 아니면 실제로 스친 적 있는 남자일까.
하지만 불덩이처럼 뜨거운 혀가 닿을 때마다 생경한 열기가 머릿속을 하얗게 뒤덮었다.
음부가 뻐근하게 당기는 것 같기도 하고, 꼭 무엇이든 터져나올 것 같은 감각이 요의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한데,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릴 정도로 애액이 쏟아지는데도 해방감이 없었다.
부풀어 솟아오른 구슬을 건드리는 혀가 미우면서도, 지금 이 자극이 조금 더 이어지기를 바랐다.
감춰져 있던 열망이 짙어지고 짙어져 끝내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할 참이 되면, 장난치는 것처럼 가볍던 살덩이의 움직임이 순식간에 농밀해졌다.
남자는 더 깊게 입술을 묻으며 빳빳하게 선 음핵을 힘껏 빨아들였다.
몇 번을 겪어도 강렬한 카타르시스였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온몸을 바들바들 떠는 게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