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무자각눈새패션양심공 X 급발진폭주기관차급박력직진수] 갑작스럽게 나타난 미맹 증상을 고치러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온 수호. 옆집 복숭아 농장 아들이라는 5살 김삼복을 처음 만난 날, 김삼복에게서 나는 복숭아 향에 매료된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첫 만남 이후로 김삼복은 자꾸만 기회를 엿봐 호시탐탐 수호의 집 앞을 기웃거리는데…. 귀찮기만 하던 옆집 꼬마가 점점 귀여워지고, 귀여워하다 보니 사랑스러워지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진짜 사랑이 되어 버리는 본격 ‘인간 복숭아를 키워서 잡아먹는’ 다마고치 로맨스. *** 김삼복은 부끄러운 와중에도 어른들에게 배운 대로 얼른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배꼽 인사를 했다. “안녕하쩨요. 다섯 짤 김삼복임니당.” 김삼복은 허리를 일으키며 고사리 같은 손가락 다섯 개를 앞으로 쫙 펼쳐 보였다. 잘 되지도 않는 발음으로 목소리까지 크게 내어 인사했다. 운명이라면 운명 같은 그 순간이 나와 김삼복의 첫 만남이었다. 그렇다. 지금부터 모두에게 들려줄 이 이야기는 나의 오랜 사랑의 시작이자, 인생의 유일한 약점을 만나 내가 평생 구원받게 되는 이야기이다. [본문 발췌] “나 대학 다니는 동안 형이랑 같이 살면 안 돼?” 지금 누구랑 뭘 해? “콜록. 뭐, 뭐?” 어찌나 놀랐는지 나는 사레까지 들려 콜록거리며 당황한 시선으로 김삼복을 쳐다보았다. “우리 부모님이랑 형 어머니한테 먼저 여쭤봤는데, 형이 괜찮다고 하면 그렇게 해도 된대.” 김삼복은 이미 어른들의 허락은 다 맡았으니, 내 허락만 있으면 된다는 듯 말했다. 그 말에 나는 더 황망한 표정이 되었다. 잠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아직 김삼복이 완벽하게 발현하기 전이라고는 해도 김삼복은 오메가고 나는 알파였다. 모르고 있는 사실도 아닐 텐데 어른들이 무슨 생각으로 김삼복과 나의 동거, 아니, 룸 쉐어를 허락한 것인지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른들이 다 허락을 하셨다고?” 나는 지금 내 표정이 어떤지 가늠할 수가 없어 괜히 손으로 입매를 매만지며 김삼복에게 되물었다. “…응. 안 돼?” 그러자 김삼복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다시 질문했다. 김삼복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안 됐다. 이런 흑심만 가득한 알파의 집에 저런 천진한 힐링 복숭아를 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심장이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뛰었다. “형이 많이… 불편할까?”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느라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는 내 반응에 김삼복이 눈썹을 팔자로 휘어 내리며 연이어 물었다. 마치 길을 잃은 똥강아지처럼 퍽 처연한 표정이었다. 그 표정을 보자 내 마음이 풍랑을 맞은 듯 거세게 흔들렸다. 불편한 건 나의 흑심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었다. 덥석 긍정의 대답을 내놓고 싶었지만 한 톨 남은 양심이 나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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