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지금 막, 다섯 마리의 새끼 치타가 태어났습니다.」<br><br>“귀엽네.”<br><br>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다가 홱 돌아봤다. 서이준의 시선이 나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br><br>“뭘 봐.”<br>“귀여운 거.”<br><br>미간만 팍 찡그리고 말았다. 이런 거에 반응할 거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내가 더 대꾸하지 않자, 서이준의 시선이 이마에서부터 코를 타고 흘러 뺨을 스치고 입술을 훑었다. <br><br>「저기 목표물이 보입니다. 몸을 잔뜩 낮춘 치타는 사냥감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br><br>시각과 청각이 예민해져 촉각까지 곤두섰다. 낡은 가죽을 짚은 손바닥이 괜히 간질거렸다. 입안이 바짝 마르는 기분에 이아린이 주고 간 커피를 벌컥벌컥 마셨다. <br><br>치타가 달리기 시작했다. 최고 속도를 낸다. 입을 크게 벌려 어린 영양을 꽉 깨문다. 내 목덜미도 괜히 뜨끈해졌다.<br><br>“그만 좀 할래?”<br><br>그러자 웃음에 미세한 금이 갔다. 잠시 조용해진 사이 다큐 내레이션만 계속 흘러나왔다.<br><br>「수컷이 구애를 위해 다가갑니다.」<br><br>“나 너 보러 왔어.”<br><br>바로 돌직구다. 별로 당황하진 않았다.<br><br>“이제 봤으니까 됐네.”<br>“너랑 하던 거, 마저 하러 왔어.”<br><br>아, 이건 좀 표정이 무너질 뻔했다. 그래. 우리가 하던 게 있긴 했지.<br><br>“이미 끝난 지가 언젠데 구질구질하지 않냐.”<br>“응. 나 좀 구질구질해.”<br><br>자존심 상하라고 던진 건데 타격이 1도 없다. 서이준은 세상 잘난 얼굴로 나 되게 찌질해. 하고 덧붙였다. 웃음도 안 난다.<br><br>「수컷은 암컷이 지칠 때까지 따라다닙니다.」<br><br>스토커 같은 소리나 하는 다큐는 그냥 꺼버리는 게 낫겠다.<br><br>“어제 내 사정이 뭐든 다 이해한다고 했잖아.”<br><br>반박도 못 하게 내가 한 말을 잡고 늘어졌다. <br><br>“어. 다 이해해.”<br><br>난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해는 개뿔. 마음에도 없는 말이 또 입 밖으로 나오고 있다. 아닌 척했지만, 여전히 내 자아는 서이준에 대한 이해관계로 충돌하고 있었다.<br><br>속 끓는 일을 또 반복하고 싶지 않아, 입을 다물었다. 속이 답답해져 왔다. 담배를 꺼내들다 과방임을 깨닫고 돌아섰다.<br><br>“기다린 만큼.”<br><br>과방을 나서는데 등 뒤로 조용한 목소리가 던져졌다.<br><br>“알아서 쫓아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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