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비스티아타 제국의 황자 라딘과 그의 시종장 진채윤.
그들의 필연적인 헤어짐,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라딘이 나를 끌어 침대 위에 앉혔다.
그리고 그 앞에 무릎을 꿇더니 내 발등에 입을 맞췄다.
그 모습은 경건한 기도를 올리는 사제와 닮아 있었다.
내가 차마 말릴 생각도 못하고 그를 바라보자 그가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나는 황제가 될 거야.”
“알고 있습니다.”
“나에겐 그 어떤 무엇보다도 네가 소중해, 윤. 진심으로.”
그의 말에 웃음이 삐져나왔다.
내가 웃자 그가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내 무릎에 볼을 기댔다.
“그러니까……. 내가 황제가 되면 내 타르쉬가 되어 주겠어?”
그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청혼. 보석도 이벤트도 없는 청혼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의 진심이 그 어디에도 가려지지 않고 나에게 직접 다가왔다.
나는 한참이나 입을 열 수 없었다.
라딘은 재촉하지 않고 내가 입을 열 때까지 나를 올려다보기만 했다.
그의 탄자나이트 같은 눈동자가 나를 애원하듯 바라볼 때쯤에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그를 마주 안으며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