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책소개 키워드 : 동양시대물, 다정공, 연하공, 능력공, 팔불출공, 연상수, 다정수, 아방수, 멜로물, 선 결혼 후 연애, 여장수 외척 한씨 가문의 음모로 대역죄인이 된 유의근의 장손, 유신원. 세자와 부마 연천위의 비호로 가까스로 구명된 그는 절에서 은거하던 중 정적인 한씨 가문에 의해 정체를 의심받는다. 대역죄인의 아들이란 사실을 들키면 목숨을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상황! 이에 신원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연천위의 얼녀로 둔갑하고, 한씨 가문 안주인의 먼 친척인 정원재와 혼례를 올린다. 그런데 막상 세 살 어린 다정한 서방님 원재와 마주하니 신원은 그를 속이는 게 자꾸만 힘들어지기만 하는데……. “신아, 내가 어찌 되든 내가 네 서방인 게 확실하냐?” “당연하지. 그럼 넌 아니었나 보네?” “난 네가 누구라도 내 색시 삼고 싶었을 거야.” “거짓부렁!” “아니, 정말이다. 네가 누구이든 어디에 있었든 결단코 난 널 색시 삼고 싶었을 거야.” “내가…… 너랑 같은 사내였다면…… 그래도 색시 삼고 싶었을까?” “네가 누구라도 색시 삼고 싶었을 거야. 네가 정말 사내였어도…… 그랬을 거야.” ▶잠깐 맛보기 “너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리지?” “세 살밖에 안 어린 겁니다. 사내들이란 금방 자라지요.” “어린것이 징글맞게도 말하네. 아무튼 이제 우리 혼인했잖아. 그러니 앞으로 널 어떻게 부르면 되지?”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십시오.” “이름이 뭐야?” “신랑 이름도 모르셨습니까?” “미안…….” “정원재입니다. 여주 정씨고요, ‘근원 원(原)’ 자에 ‘있을 재(在)’ 자를 씁니다.” “흐음, 한 상궁이 이제부터 넌 내 신랑이니까 서방님이라고 부르랬어. 하지만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린 녀석한테 꼬박꼬박 서방님이라고 하기는 좀 불편한데…….” 이불을 들추던 원재가 저도 모르게 배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솟아오른 웃음을 삼키려 용을 썼다. 웃으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참기가 힘들었다. 천하의 박색이라 세간의 흉을 듣는 새색시가 제 눈에는 마냥 귀엽게만 보이는 탓이었다. “그러니까 그냥 ‘원재야’ 아니면 ‘정 서방아’라고 부르면 안 될까?” 하늘 같은 서방님한테 ‘원재야’ 아니면 ‘정 서방아’라니 이 말을 다른 이들이 들었다면 다들 기함을 하고 뒤로 넘어갔겠다. “사람들 눈도 있으니 조금 맘 상하시더라도 밖에서는 서방님이라고 하시고요, 안에서는 부인 마음대로 부르십시오.” “알겠어. 그리고 내 이름은 말이야.” “이미 압니다. 박신희라고 들었습니다.” 원재가 대뜸 말을 끊고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리고 그 후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작은 산처럼 솟아오른 이불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신원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함께 살 신랑인데 제 본래 이름조차 알려 주지 못한다는 것이 살짝 마음에 걸리는 탓이었다. ‘신원이다……. 내 이름은…….’ 원재에게 절대로 들리지 않게 속으로만 속삭인 신원이 딱 원재가 하듯 자신도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