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더 이상 강력한 치료사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풍국. 나라의 명운을 지키기 위해 풍국의 왕은 자신의 딸을 황제 타문에게 보낸다. “자신의 처지가 억울한가? 공주여?” “월희라 합니다. 이젠 그저 폐하의 소유물일 뿐이죠.” “그럼 그대의 가치를 증명해봐. 내가 그대를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 말이야.” 아무 능력도 없는 공주 월희는 타문의 눈 밖에 나길 원하지만 얽힌 인연은 기어이 그녀를 그의 앞에 데려다 놓았다. “그대 때문에 아주 나쁜 버릇이 생길 것 같아, 그러니 녹지 마라 월희여. 나는 아껴먹는 법을 모르니.” [미리보기] “신비한 눈이군.” 타문은 월희의 턱을 잡아 더 위로 들어 올렸다. 새의 꼬리털처럼 풍성한 속눈썹 아래로 일렁이는 눈동자는 지금 순간에도 색이 변하고 있었다. 잿빛인 듯 검고, 검은 듯 그늘졌다. 재주 좋은 화가에게 붓을 쥐여 주고 슬픔을 그려보라 한다면 이런 색일까? “이것이 그 눈인가?” 풍국의 여인들 중 일부는 치료의 능력과 상관없이 유명했다. 감정에 따라 눈동자 색이 변하는데, 두 가지 색, 혹은 세 가지 색으로 변하는 이도 있다 했다. 흔치는 않아 노예시장에서도 제법 인기가 있었다. 그녀의 눈은 그중에서도 특별해 보였다. 역시 왕족이란 건가? 문득 궁금했다. 사내의 몸을 받을 때는 어떤 색이 될까? 쾌락에 떨며 울어댈 때는 이와 다른 색인가? “억울한가? 공주여?” “아니요. 저는 풍국의 공주이며 풍국의 안위를 위해 여기 왔습니다. 억울한 일은 아니지요. 다만 두렵습니다.” 거짓말이다. 그림인 듯 선명히, 그녀는 슬퍼하고 있었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있었다. “무엇이?” “어머니의 곁을 떠난 것이요.” 아마도 그 대답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 더 짙어진 파란 눈동자로 그를 올려다보는 월희의 입술을 타문은 잠잠히 쓸어내렸다. 신비하고 아름답지만 불편한 눈이었다. 감정을 감추지 못한다니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특히나 두려움, 슬픔 같은 그런 연약한 감정. 그건 적에겐 절대로 들켜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였다. 푸른 초지에 홀로 선 붉은 사슴처럼 모두의 화살 끝에 겨누어질 테니. “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 없으니 배신도 쉽지 않지.” 타문은 월희의 턱을 놓고 그녀의 앞에 섰다. 믿을 수 없겠지만 그녀는 그의 15번째 비가 되었고, 오늘은 그 첫 밤이었다. 불빛이 일렁이는 이곳은 신방, 그녀는 전통적인 풍국의 신부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갖는 것이, 그녀의 몸에 자신의 뿌리를 내리는 것이 오늘 밤 그의 의무였다. 슬픈 눈과 붉은 입술, 가느다란 발목과 희디흰 피부. 이런 순간에도 감정을 감추지 않는 그녀라면 분명 안았을 때 큰 쾌락을 줄 것이 분명했다. 교합의 순간에도 솔직하게 울어 줄 테니. 지루하진 않겠지. “눈을 감아라. 두려움을 들키기 싫다면.” “예.” 타문의 말에 월희는 순순히 눈을 감았다. 가는 어깨에 망설임 없는 타문의 손이 닿았다. 어떤 신호도, 달램도 없이 그곳의 매듭이 풀어진다. “복잡하군.” 그가 중얼거렸다. 단추가 많은 풍국의 전통복은 사내들의 투박한 손으로 벗기기에 까다로웠다. 그러나 그는 처음의 중얼거림 이후엔 아무런 불평도 없이 그 많은 단추들을 모두 풀어냈다. 그러고는 나신이 된 월희를 안아 침상의 한가운데 내려놓고 단숨에 그 위를 점령했다. 허벅지를 타고 앉은 그의 강한 신체가 그녀를 속박한 순간 월희가 절박하게 외쳤다. “잠깐요.” “쉿, 그냥 즐겨.” 그녀의 애원을 그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뜨거운 숨결을 흘리는 그의 입술은 단번에 월희의 가슴을 삼키고, 다른 한쪽을 손에 쥐어 정점을 차지했다. 거침없이 유두를 말아오는 혀가 거칠었다. 축축하고 미끄러운 그 느낌에 월희는 속절없이 신음을 흘렸다. “흐으읏.” 적어도 입맞춤 정도는 먼저 할 것이라 여겼는데, 역시나 여인을 몸을 다루는 데 배려가 없다는 소문은 사실인 것 같았다. 두려웠다. 자비 없이 이뤄질 이 밤이. 남녀의 교합에 대해서는 책으로 배웠다. 풍국에선 누구나 모든 지식을 글로 익히기 때문이었다. 그 책에선 대부분의 교합이 매우 성스럽고 아름답지만, 어떤 여인에겐 몹시 고통스럽다고 했다. 사내의 체격이 클수록 고통도 커진다고. 그리고 타문의 신체는 그간 그녀가 봐 왔던 그 어떤 사내보다 컸다. 김다방 즐겁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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