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키워드 : 현대물, 서양풍, 미인공, 다정공, 냉혈공, 집착공, 복흑공, 재벌공, 절륜공, 존댓말공, 소시오패스공, 입덕부정공, 순진수, 명랑수, 소심수, 허당수, 평범수, 얼빠수, 외국인, 할리킹, 달달물, 3인칭시점
문화부 막내 기자, 시드니 오브라이언은
어느 날 기적처럼 깨어난 예리함 덕에
일리아의 납치 현장을 뒤쫓게 된다.
그러나 급박한 상황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외려 일리아가 납치범을 죽임으로써
스스로 위기에서 빠져나와
사건은 적당히 마무리가 되는 듯했다.
한데 그 후, 직장에 불쑥 찾아온 일리아는
가만있었던 시드니가 생명의 은인이라면서
얼토당토않은 은혜를 갚겠다고 나서고,
시드니는 일리아의 능숙한 처세술 탓에
자꾸만 그의 의도대로 끌려 다니는데…….
“그게 너무 잘해 준 거라고요?”
“예.”
“어쩌죠? ……정말 해 주고 싶은 것은 아직 아무것도 못 해 줬는데.”
▶잠깐 맛보기
일리아는 시드니의 어리바리한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당신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 사실 저는 별로 한 게 없어서.”
정말로 한 게 없었다. 손목을 구속하던 것을 끊어 자유를 찾은 것도 일리아 본인이었고, 그를 위협하던 총구에 맞서 싸운 것도 일리아였다.
시드니는 당혹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일리아는 재빨리 손을 뻗어 시드니의 손을 쥐었다. 붕대가 감긴 손바닥이었지만 그것은 묘하게 뜨겁게 느껴졌다.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살아 나왔어요.”
“아니, 정말 저는 한 게 없어요. 제가 창고로 숨어들어 갔을 때는 이미 당신이…….”
이미 당신은 혼자 탈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일리아 하트는 그 말을 가로막는 것처럼 “당신이 내 생명의 은인입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이들이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딱 부러지는 목소리였다.
“당신이 내가 납치당하는 것을 보고 와 주지 않았더라면, 정말 거기서 죽었을 겁니다.”
시드니가 뭐라고 말을 하건 일리아는 자신의 판단을 바꿀 의향이 없어 보였다.
“정말로, 당신이 내 생명의 은인입니다.”
진지한 얼굴이었다. 지나치게 진지한 표정이어서, 어쩌면 연기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감사합니다.”
같은 장소에 있던 동료들이 아무도 자기 자리로 찾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저편에서는 편집장까지 자기 사무실에서 나와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 노릇을 어떻게 하지. 시드니는 일리아 하트의 손을 뿌리치지도 못한 채 얼어 있었다.
아예 여기서 자신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히고 싶었지만, 자신이 한 일이 없다고 말해도 일리아 하트가 그것을 부정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해? 시드니는 난감하게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자신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