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키워드 : 현대물, 미스터리/오컬트, 동거/배우자, 미인공, 다정공, 집착공, 존댓말공, 사랑꾼공, 짝사랑공, 까칠수, 츤데레수, 화가수, 일상물, 잔잔물, 3인칭시점 화가 송진호는 소위 ‘팔리는’ 작가완 거리가 멀다. 거기에 사기꾼 갤러리 사장한테 만날 등쳐 먹히는 신세! 돈이 없어 가장 아끼던 작품 도 팔아 넘겼고, 아는 사람 집에 세 들어 살라는 마수도 받아들였다. 그런데 새집으로 막상 짐을 옮기고 나니 아니나 다를까, 웬 남자가 방 하나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여긴, 어떻게, 들왔어요?” “어…… 글쎄요, 제가 왜 여기 있죠?” “남의 집에 멋대로 들어왔으면 해명을 해야 할 거 아냐!” “기억이, 안 나.” 그 도성욱이란 이름의 룸메이트는 대단히 미스터리했다. 첫날은 헛소리를 해 대서 웬 미친놈인가 싶었는데 진호의 이름 석 자를 듣고는 갑자기 태도 돌변! 이전부터 화가인 그를 동경해 왔다느니 하며 이상한 수작을 걸기 시작하는데……? “작가님께 잘 보여도 모자랄 판에 오해받고 싶진 않습니다.” “잘 보여서 뭐 하게? 작업은 나가서 여자들한테나 걸어.” “제가 요즘 가장 신경 쓰는 존재는 송진호 씨입니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 꼴을 본 송진호가 진저리를 쳤다. “웃지 마. 정들어.” ▶잠깐 맛보기 “제기랄.” 송진호는 달아오른 얼굴을 문지르며 반쯤 감겨 흐리멍덩해진 눈을 깜빡거렸다. 정신을 차리려고 고개를 흔들었지만 취기 오른 머리는 쉬이 맑아지지 않았다. 몸을 가누기 힘들어진 그는 그냥 바닥에 누워 버렸다. “아, 편하다.” “진호 씨 괜찮습니까?” “괜찮아, 괜찮아. 신경 쓰지 마.” 바닥에 누워 빙글빙글 도는 천장을 올려다보던 송진호가 귀찮은 듯 손을 흔들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라 조금 전까지 남자와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지도 가물가물했다. “아, 참. 너 말이다.” 뱅뱅 도는 세상이 어지러워 눈을 감은 송진호가 입 속으로 웅얼거렸다. 그 불분명한 발음을 용케 알아들은 도성욱이 성실하게 대꾸하자, 송진호는 전부터 불만스럽게 여기던 화제를 끄집어냈다. “당신 말이야, 말도 없이 왔다 갔다 하지 마. 갈 때는 인사를 하란 말이지.” “제가 있으면 불편한 거 아니었습니까.” 어딘지 유쾌한 목소리였지만 그걸 의식하지 못한 송진호는 눈썹을 팍 찌푸렸다. “말없이 사라지는 게 더 불쾌해.” “앞으론 조심하겠습니다.” 그 싹싹한 대꾸에도 송진호는 역시 맘에 드는 구석이 없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처럼 울적한 날 상대를 해 줬으니 더는 까칠하게 굴지 않기로 했다. 까무룩 정신을 놓으며 침잠하듯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들던 와중에도 송진호는 얼굴 근처에 일렁이는 어떤 기척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끝내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진호 씨 당신은…… 좀 더 경계심을 갖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술에 취해 잠든 이를 부드러운 표정으로 내려다보던 남자가 심상하게 중얼거렸다. 그러곤 뜨거운 숨결이 새어 나오는 입가에 손끝을 가져다 대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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