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과거 서진을 배신하고 떠난 약혼녀, 김연희.
그녀의 그림자에 갇혀 모든 걸 다 가지고도
공허하게 살아가는 서진.
그런 서진의 앞에 죽도록 사랑하고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했던 연희가 다시 나타나는데...
어려운 삶을 살고 있던 연희에게
서진은 지난 과거에 대한 복수를 담은 잔인한 제안을 하는데....
“섹스 돌은 어때?”
너무도 자연스러운 서진의 물음에 연희는 제 귀를 의심했다.
“네?”
“섹스 돌.”
연희의 머릿속이 하얗게 바라났다. 심장이 부들부들 떨리고 구역질이 치밀었다. 섹스 돌. 섹스만을 목적으로 만든 인형. 배설의 욕구만을 채우는 장난감이 되라는 소리. 그것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가면을 둘러쓰고 접근한 서진의 진짜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는 한 번 벗어 던진 가면을 다시 둘러쓰지 않았다.
“그 영감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어?”
성추행 피해자인 연희를 창녀 취급하고 고급 콜걸로 둔갑시켰다.
“후하게 줄게.”
서진은 말을 마치고 빙긋 웃기까지 했다. 그 야비한 미소는 연희를 너무도 가뿐히 낭떠러지 끝으로 밀어 버렸다.
‘어떻게, 어떻게…….’
제 배신을 알고서도 덮고 슬아까지 받아들이겠다고 했던 서진. 그랬던 그가 제게서 성적인 욕구만 채우려 드는 다른 남자들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연희는 그를 의지했던 제 목을 조르고 싶었다. 그럼에도 서진의 추악한 모습을 믿기 어려워 벌벌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얼, 얼마나 줄 건데요?”
예상을 빗겨 나간 연희의 대답에 서진은 연희가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조건들을 퍼부었다.
“회생 비용과 생활비. 타고 다닐 차와 정리할 때는 30평대 아파트.”
섹스 돌에게는 과분한 조건들은 연희의 심장을 오그라뜨렸다. 애초에 그의 목적은 배신녀에 대한 자비나 헌신 따위가 아니었다. 과거의 잘못을 응징하기 위해 섹스 돌이라는 치욕적인 굴레를 씌우려 친절을 가장한 것뿐이었다. 저는 그렇다 쳐도 슬아에게는 그래서는 안 됐다. 정에 굶주린 아이에게 정이라는 미끼를 물게 하는 것은 제가 지은 죄만큼이나 큰 죄였다. 서진에 대한 배신감과 모멸감, 못난 저에 대한 분노, 슬아의 상처까지 버무려진 원망은 오기가 됐다.
“더 없나요?”
연희의 욕심에 서진이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훗! 애석하게도 그만한 가치는 없어,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