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8년의 사랑, 5년의 이별 그리고 재회.
사랑을 배신당한 남자.
그가 느꼈던 절망과 고통을 여자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5년을 기다렸다.
마침내 때가 됐다.
그녀가 아파야 할 때가.
***
“벗어.”
충격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한 그녀는 제 귀를 의심했다.
“뭐라고?”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돈은 받아. 그런데 넌 그만한 돈이 없잖아?”
주영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래서 뭘 어쩌려고?”
“현금이 안 되면 이거라도 사용해야지.”
그가 신체 포기 각서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흔들었다.
“내가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되는 여자. 뭐, 썩 흡족하진 않지만 구미가 당기긴 해. 너도 남자 좋아하잖아?”
“기태준, 당신…!”
“새삼스럽게 왜 이래? 너도 손해 보는 일 아닐 테니까 벗어 보라고. 네가 내 돈의 일부라도 갚을 만한 상태인지 아닌지, 먼저 봐야 하니까. 상품을 보지도 않고 사는 얼간이는 없어. 그러니까 벗어.”
마지막 단어를 말하는 태준의 눈빛이 잔인하게 빛났다. 주영은 분노를 참느라 입술을 깨물었다.
난 이 꼴을 보려고 돌아온 게 아니란 말이야!
“차라리 죽으라고 해. 네 눈앞에서 깔끔하게 죽으라고. 그럼 그렇게 해 줄게.”
그러자 태준이 웃었다. 아주 웃긴 얘기를 들은 사람처럼 진심으로 웃었다.
“그건 너무 쉽잖아? 깔끔하게 죽는 건 고통도 없다는 뜻인데, 내가 왜 그러겠어? 응, 신주영?”
그래…. 내가 쉽게 죽도록 두고 볼 당신이 아니지. 당신이 바라는 건 그게 아니니까. 내가 고통받고 괴롭기를 원할 테니까.
“그렇게 날 조롱하고 싶어?”
“그래. 그러니까 벗어.”
주영은 그를 똑바로 쏘아보았다.
“내가 못 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