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2019년 05월 14일자로 본문의 일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재다운로드해서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해 봐. 너도 좋았지?”
아무것도 입지 않은 내 허리를 감싸고,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에 눈앞이 캄캄해져 갔다.
그가 대답을 재촉하듯 뜨거워진 입술로 내 목덜미에 낙인을 찍고 있었다. 난 절망적인 기분이 되었다. 뭐라고 하지? 어쩌지?
복잡한 머리를 미친 듯이 굴리다 작지만 단호하게 대답했다.
“나 기억 안 나.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도 당황스러워.”
나를 쳐다보는 승준의 눈에 절망의 빛이 비치자 나는 잠시 이긴 것 같아져서 으쓱해졌다. 하지만 갑자기 엎드려 있던 내 몸이 휘리릭 뒤집히며 승준이 내 위에 올라탔다.
승준은 단단한 팔로 자신의 몸을 지지하며 나를 내려다보았다. 근육이 불끈 잡힌 그의 팔뚝과 젖꼭지가 선명하게 드러난 탄탄한 상체까지 그의 벗은 몸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모든 피가 순식간에 얼굴로 쏠리며 달아올랐다. 상황이 역전되자 벗은 몸이 의식이 되어서 시트를 목까지 끌어 올렸다.
“뭐라고?”
“필름이 끊겼나 봐.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촘촘한 속눈썹 아래에서 검은 눈이 나를 꿰뚫듯 쳐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뜨거워 몸이 오그라들 것 같았지만 지금 지고 싶지는 않았다.
“너 필름 끊기는 스타일 아니잖아?”
사실 필름이 끊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니, 술이 약해서 많이 마신 적도 얼마 없었고, 최근엔 술이 취했던 기억조차 몇 번 없을 정도였다.
“요즘은 잘 끊겨. 난 전혀 기억이 안 나니까 너 혼자만의 기억으로 간직하든지 잊든지 맘대로 해. 아악!”
약간 힘을 줘 몸을 일으키며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승준이 강하게 어깨를 내리눌렀다.
그의 얼굴에 씨익 악마 같은 미소가 번졌다.
“그래? 그럼 다시 생각나게 하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