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누구세요?”
문 안으로 커다란 그림자 하나가 들어섰다. 어둠을 뒤로 하고 서 있는 남자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 수림의 입에서 단말마의 비명이 새어 나왔다. 지헌이었다.
“오랜만이야. 이런 곳에 살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군.”
현관에 서서 집 안을 훑어보는 그의 시선 끝에 담긴 조소가 수림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수림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엄마.”
긴 침묵을 비집고 지수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아, 지수! 지수가 무방비 상태로 지헌에게 노출되고 만 것이다. 그의 두 눈은 지수에게 고정된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수림의 심장은 성난 말처럼 거칠게 날뛰기 시작했다.
“누구야, 엄마?”
지수는 수건 밖으로 얼굴만 빼꼭 내밀고는 호기심 가득 담긴 눈동자를 굴리며 지헌을 쳐다보았다. 그토록 오랜 시간 꿈꾸던 아버지와 아들의 재회 앞에 수림의 가슴은 터질듯이 아파왔다. 뭐라고 대답한단 말인가? 뭐라고? 가시 한 움큼을 삼킨 것처럼 목 안이 찌를 듯이 아파왔다.
“엄마.”
“괜찮아 지수야. ……엄마 친구야.”
결국 그렇게 말하고 말았다. 순간 지헌의 입가에 차디찬 냉소가 스치고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