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묻지 않는 말엔 대답하지 마.”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 식의 말투, 거슬려. 하지 마.” “…….” “대답해.” “……네.” “커피.” 민은 정원의 잔에 커피를 더 따랐다. 정원이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으므로 민은 좀 떨렸다. “옷이, 그것밖에 없나?” 뜬금없는 질문이어서 민은 정원을 말끄러미 쳐다보았다. “대답.” “아, 저기, 아니요.”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있습니, 아니, 있는데요.” “지루해. 다른 걸로 입어봐.” 민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내려다보았다. 하얀 셔츠와 까만 스커트. 디자인도 특별할 것 없이 엇비슷한, 그러니까 가회동에서 주로 입어오던 옷들이었다. 홍 여사는 집에서 부리는 고용인들에게 이러한 스타일의 획일을 원했고, 민도 어느새 거기에 익숙해져 있었다. “대답 안 해?” “네.” 가져온 옷들 대다수가 지금 입고 있는 스타일이었다. 굳이 찾아 입으려면 다른 색깔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원이 옷 같은 것에까지 터치를 할 줄은 몰랐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얼핏 사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지극히 사적인 이 개입에 대해서. 기쁨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고, 당혹감이라고 해야 할까. “대답만 하고 그대로 앉아 있는 건 무슨 태도야?” “네?” “내가 뭐라고 했지?” 민은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정원이 내린 지시는……. 그래, 옷을 다른 것으로 입으란 거였다. “옷을 갈아입으라고 하셨어요.” “알아들었으면 일어나.” “지, 지금요?” 정원이 고개를 삐딱하게 들곤 민을 쳐다보았다. 길게 말 시켜 성가시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민은 발딱 일어섰다. 가슴이 다급하게 뛰어댔다. 웅장한 본채에서 나무 그늘로 가려진 작은 살림집까지의 거리를 단숨에 좁히며 민의 두 다리도 다급하게 뛰었다. 집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그 문에 기대어 서서, 민은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가 조금쯤 고약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그건 그저 위악의 가면일 거라는 생각, 두 가지가 가쁜 숨결과 함께 민에게 맴돌았다. 결론은 하나였다. 실제로 고약하더라도, 위악의 가면을 즐겨 쓰더라도, 그는 그라는 것. 이정원이라는 남자……. 오랜 시간 동안을 가슴에 깊이 찍힌 화인으로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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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Series2012/06/05
  • 現在の作品열대의 시간 [단행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