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가장 눈부시게 열정적인 순간 사랑을 열망했다.
“진서온, 나 너한테 좋은 친구 말고 좋은 남자하자.”
짙푸른 안개 섬 청도의 꼬마주인 류이환.
건장한 남자가 된 그가 기억 속에 머문 그녀를 만났다.
진한 슬픔 때문에 마음의 성장을 멈춘 진서온.
언제나 소녀인 그녀가 기억 속에 사는 그를 찾아냈다.
“류이환, 내 눈과 마음은 언제나 류이환이 있는 곳에 있어.
그래서 미안해. 많이 미안해.”
청춘이라서 아파야 하는 것일까.
소곤소곤 속삭이던 사랑이 폭풍우가 되어 그를 집어삼켰다.
“서온아, 네 눈빛에서 내가 사라졌어. 날 어디서 잊어버린 거야!”
<맛보기>
“류이환.”
이놈의 도덕성 미달인 꼬맹이가 이번에도 역시 동네 똥개를 부르는 것처럼 그의 이름을 막 불렀다. 이환은 그녀를 쳐다보기도 싫은 듯 골목길을 주시하고 인사했다.
“잘 가라.”
버릇없는 꼬맹이와 또다시 만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뚜벅뚜벅 걸음을 옮겼다. ‘난 널 몰라!’ 하고 매정하게 작은댁으로 향했다. 이 사회의 윤리를 무시하는 꼬맹이가 쫓아올까 봐 무서운 것처럼 그의 걸음걸이가 별스레 빨랐다.
‘저 자식 구제불능이네.’
작은댁의 으리으리한 대문이 시야에 들어올 즈음 이환의 발길이 멎었다. 길 한복판에 우뚝 선 그는 올곧게 세워진 어깨를 빛과 같은 속도로 돌리며 나름 몰래몰래 뒤따라온 여자애와 눈을 마주했다.
“윗동네 살아?”
다짜고짜 나무라지 않고 착하게 캐물어주었다. 너희 집으로 가는 길이면 신속하게 앞질러 가라며. CD디스크보다 작은 여자애의 얼굴이 절레절레 저어졌다.
“아니.”
아니란다. 매우 낯 두껍게 아니란다!
슬며시 어금니를 문 이환은 야행성 맹수가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날 쫓아오는 이유가 뭐야.”
“기다렸거든. 아까 그 골목길에서 하루도 안 빼고 류이환을 기다렸어.”
“네가 날 왜 기다려.”
어이없다는 듯 콧방귀를 뀐 이환은 가뜩이나 선이 선명하게 잡힌 미간을 바싹 모았다. 분위기가 삼엄했다. 그럼에도 여자애가 괘념치 않고 해맑게 읊조렸다.
“만나고 싶어서. 만나고 싶었어, 류이환.”
“미치겠네.”
황당함을 금할 수 없는 이환은 아득한 한숨을 쏟았다.
“난 너하고 생각이 달라. 너와 마주치고 싶은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어.”
“내 이름 진서온이야.”
그의 말을 귓등으로 들은 그녀가 유창하게 본인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