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녀가 벽을 지지대 삼아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남자는 상황을 살피는 냉정한 전사였다. 몰이 당한 짐승처럼 달달 떨며 몸을 웅크린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무감각했다.
“서윤아.”
달래듯 나오는 목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내 이름 부르지 말고 나가! 당장 나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가버려!”
서윤은 핏줄이 비칠 만큼 하얗고 마른 손으로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귀를 틀어막았다. 그녀가 보이는 비정상적인 반응과, 새된 비명으로 내지른 격렬한 요구에도 그는 제자리에 박힌 거대한 운석처럼 꿈쩍하지 않았다. 도리어 지옥으로 같이 떨어지자 청하며 띠우는 미소가 어둡고 싸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