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오빠가 미워요.”
엄마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빠마저 월북한 후,
모든 걸 박도환 사장 일가에게 빼앗긴 아이, 은봄.
“미워해도 돼. 대신… 이렇게 말없이 사라지지 마. 미워해도 내 옆에서 해.”
은봄의 모든 걸 빼앗아 간 사람들의 아들, 진언.
“미워해야 하는데… 미워할 수 없어서 미워요.”
은봄에게 진언은…
할머니도, 엄마도, 아빠도 없는 세상을 살아 내야 할 단 하나의 이유가 되어 버렸다.
진언의 신부가 되고 싶었는데. 이렇게 가슴도 자라기 시작했는데. 진언의 손에 꼭 맞게 자라게 해 달라고 기도했었는데.
“우리… 도망갈까?”
진언에게 은봄은… 고통의 또 다른 이름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금고를 털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가서 살까, 하는 무책임해서 위험한 욕망을 열망했다.
여자도 아닌, 아이도 아닌 계집애의 가슴은 눈물이 날 만큼 애처롭다.
세상의 끝으로 도망치고 싶었던 어린 연인들.
긴 시간을 돌아
소년은 남자가 되었고, 소녀는 여자가 되어 독일 튀빙엔의 안개 속에서 다시 만났다.
“은봄… 이니?”
입술 사이에 닿았다가 순식간에 흩어지고 마는 이름을 7년 만에 불러 본다.
일러스트: 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