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어린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잔혹하다.
무리에 속하지 못한 존재를 쳐내는 데에 더한 기술자가 없을 정도로.
루아 세이번은 코츠웰 아이들의 웃음거리였다.
멀쩡한 부모도 없고, 외모도 단정치 못한 아이.
모두가 술래잡기를 할 때 그녀는 항상 술래가 되어 눈을 가려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헤매던 루아를 잡아 세운 손길이 있었다.
그곳에는 처음 보는 애가 서 있었다.
말쑥하고 예쁜 남자애, 킬리언.
킬리언은 다른 애들과 달랐다.
그들은 둘만의 비밀 아지트를 만들었고,
하루 종일 수다를 떨며 환상의 세계들을 지어 냈다.
그러니 루아는 그 애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루아는 새끼가 어미를 쫓아다니는 것처럼 킬리언을 따라다녔다.
집요하게, 한 순간도 빠짐없이.
그럴수록 킬리언의 친절이 점점 사라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너 때문에, 너 따위가 뭔데?! 멍청하고 가난한 계집 주제에!”
그리고 마침내 알 수 없는 말만을 남긴 채 루아의 곁을 떠나 버렸다.
***
14년 뒤, 수도 블랑.
루아가 거금을 들여 수도로 올라온 이유는 하나였다.
일자리를 구해 돈을 버는 것.
그러나 그녀가 마주친 것은 차가운 현실이었다.
“미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줄 수 없어요.”
계속된 거절에 코츠웰로 돌아가려 결심한 순간,
거짓말처럼 킬리언이 루아의 앞에 나타난다.
가장 비참했던 순간의 구원자이자, 루아를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뜨린 그 남자가.
“루아, 사정을 말하면 내가 일자리를 줄 수도 있어.”
루아가 고개를 들었다.
“대신 조건이 있어.”
루아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킬리언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나랑 결혼해.”
루아의 숨이 멎었다.
“…뭐?”
“정확히는 계약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