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첫사랑 그 애와의 재회
어린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잔혹하다. 무리에 속하지 못한 존재를 쳐내는 데에 어린애들보다 더한 기술자가 없을 정도로.
나의 어렸을 때를 돌이켜 보자면…그래. 나는 동네 아이들의 웃음거리였다. 멀쩡한 부모도 없고, 말도 더듬었고, 외모도 단정치 못했으며, 눈치도 없어서 아이들이 놀리는 걸 조롱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때 우리가 다같이 들판에서, 광장에서, 금지된 터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놀 때 나는 항상 술래를 억지로 맡아야 했다. 아이들은 내가 한시간 동안 눈을 가린 채 헤매도록 내버려둔 뒤 저마다 집으로 귀가했다. 그럼 나는 한시간을 더 멍청이처럼 눈을 가린 채 초조하게 돌아다니다가 마을 어른에게 잡혀서 따끔히 혼이 나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눈을 가린 채 헤매던 나를 잡아세웠다. 또 다른 어른이겠거니. 생각하며 눈가리개를 내리는데, 처음 보는 애가 서 있었다. 말쑥하고 예쁜 남자애가.
킬리언은 다른 애들과 달랐다. 내가 말을 더듬는 걸 따라하지 않았다. 내가 누런 얼룩이 진 치마를 입고 와도 놀리지 않았고, 나만 술래를 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말해 주었다. 우리는 둘만의 비밀 아지트를 만들었고, 거기서 하루종일 수다를 떨며 환상의 세계들을 지어냈다. 손을 잡고 나무 아래에서 빙글빙글 돌았고, 집에서 몰래 빵과 우유를 가져 와서 나누어 먹었다.
그러니 그 애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새끼가 어미를 쫓아다니는 것처럼 킬리언을 따라다녔다. 집요하게, 한 순간도 빠짐없이. 그럴수록 킬리언의 친절이 점점 사라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시간이 갈수록 그 애가 마을 아이들에 맞서서 내 편에 서 주는 일이 점차 줄어들었다. 몇 안 되는 순간 킬리언이 나를 변호하면, 아이들은 마치 그를 내 수준으로 끌어내리려는 듯 집요하게 놀렸다. 그는 나와 있을 때만 놀림감이 되었으니까.
루아가 킬리언을 좋아한대요, 루아가 킬리언이랑 결혼하고 싶대요, 루아가 킬리언 방에서 자고 싶대요. 우리를 둘러싸고 놀리는 짓궂은 남자아이들을 벌개진 얼굴로 쳐다보던 킬리언은, 나를 증오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저 멀리 언덕배기로 달음박질치기 시작했다.
킬리언이 루아가 끔찍하대요!
킬리언이 루아가 죽었으면 좋겠대요!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주먹으로 아이들을 때리지도, 하지 말라고 소리를 빽 지르지도 못했다. 나는 내가 싫다며 도망가는 그 애를 뒤쫓아 달려가야만 했다. 그게 아니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런 말들을 쉼없이 중얼거리면서 말이다.
그 다음부터 킬리언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애가 우리 마을을 다스리는 대영주 하트퍼드 후작의 아들인 건 그 이후에 알았다.
그 날 이후로 마을 아이들은 킬리언을 입에도 올리지 않게 되었다.
나 역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