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지오에겐 수겸뿐이었다. 부모님의 사망도, 부상으로 체조를 그만두었을 때도 수겸이 있어 버텼다. 하지만 깊어진 집착에 수겸은 힘겨워했고, 곁을 빠져나가려 애쓰는 날이 이어졌다. 자꾸 어긋나는 둘은 매일 서로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 끝은, 또 죽음이었다. 지오는 제 손으로 수겸을 죽게 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절망감에 빠진 지오 역시 생을 마감하는 선택을 한다. 그런데. 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 삶이 다시 시작되었다. 수겸이 사망하기 몇 달 전으로 회귀한 지오는 수겸을 위해 완전한 이별을 고하는데.... ****** 난 눈물을 쏟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눈물이 고인 속눈썹이 바들바들 떨렸다. 헤어지자고 했으면 그냥 조용히 끝내면 되잖아. 그게 어려워? 뭐가 기분이 나빠 이렇게 들쑤시는지 머릿속을 뜯어보고 싶었다. 기세가 한풀 꺾인 수겸의 동공 역시 흔들리고 있었다. “…뭐 하고 다니는지만 말해.” “그게 대체 왜 궁금해? 나랑 헤어지고 싶다며? 떨어지라며! 근데 그게 왜 알고 싶냐고.” “다른 사람이 생겨서 그런 거였으면 얘기가 다르지. 벌써 다른 사람을 만나?” “이제 헤어진 마당에 대체 뭐가 문제야. 내가 남자를 만나든 여자를 만나든.” “벌써부터 다른 사람 만나지 마. 이렇게 되기 전에는 그래도 친구였으니까.” 난 너무 많은 감정을 짊어지고 있어 하나하나 추스르기도 벅찬 상태인데, 수겸인 벌써 편하게 지낼 마음이 생겼나 보다. 하긴 나에게 마음이 떠난 지 오래였을 테니까. 하지만 난 아니다. 난 그와 편하게 지낼 수 없다. 수겸인 절대 나에게 친구가 될 수 없다. 난 잠시 고개를 숙여 감정을 추스르고 천천히 수겸을 봤다. “…그럴 일은 없어. 난 섹스한 사람이랑 친구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