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첫 만남에서는 강압 금지, 안전한 공간 확보, 안전거리 유지, 격한 행동이 멈출 때까지 기다릴 것.’
6년 차 특수 학교 교사 은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누구보다 베테랑이라 자부했지만, 양평의 낡은 한옥에서 마주한 ‘환’은 그녀에게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잠시 후, 슬금슬금 환의 얼굴이 문틀 옆에서 나타났다. 맨 처음 오른쪽 눈과 이마 요만큼이 보였고 어느새 콧날이 보이고 왼쪽 눈도 보이고. 그리고 환의 모습이 온전하게 드러났다. 드디어 환이 자신의 존재를 은로에게 드러낸 것이다.
은로는 조금씩, 조금씩 존재를 드러내는 환의 행동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말 좋은 징조였다. 그의 행동이 퍽 귀엽고 재미났기 때문이다.
얼굴과 함께 서서히 환의 몸도 드러났다. 환의 존재가 모두 드러났을 때 은로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매우 컸다. 그리고 아주 잘생긴 사람이었다.
건장한 청년의 몸, 그러나 마음은 어린아이의 시간에 멈춰버린 남자. 굵직한 저음으로 아이처럼 생떼를 부리는 그를 보며 은로는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은로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의 장애가 아닌, 세상 그 누구보다 맑고 투명한 진심이었다.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조금 서툴지만 그래서 더 애틋한 두 사람만의 계절.
가장 평범하고도 가장 특별한 ‘행복’에 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