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과로사한 뒤 얻게 된 새 삶. BL 웹소설 <데빌 더블> 속 악역 장태연.
장태연은 앞에선 어린이집 선생님, 뒤로는 악역으로 이중적인 삶을 살다가 메인공인 백주명에게 죽임을 당하는 역할이다.
미안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죽었는데 또 죽고 싶진 않으니 악역 짓을 그만두고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착실히 살아가겠다.
그렇게 다짐했는데 세상사 쉽지 않다. 일이 마음처럼 흘러가질 않는다. 제일 엮이지 말아야 할 <데빌 더블>의 메인공 백주명의 관심을 제대로 끌어버렸다.
“선생님, 월화 길드로 들어오실 마음은 없으십니까?”
원하지 않은 스카우트까지 받게 되었고,
“잘 풀리던 계획을 제가 방해 했잖아요. 선생님을 책임지겠습니다.”
나를 대하는 그의 마음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제 마음 아시죠. 알고 이러는 거죠.”
아직은 메인수가 나타나기 전이다. 그가 나타나면 나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것 같은데 어떻게 버텨야 할까? 어떻게 하면 평화로운 일상을 지킬 수 있을까?
***
백주명은 제게 다가온 내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미묘하게 잠긴 짙푸른 눈빛으로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사심이 없을 리가 있나. 이렇게 예쁜데….”
취했다고 못 하는 말이 없지.
손목을 쥔 손이 넌지시 내려온다. 내 손가락 사이사이로 부드럽게 들어온 그의 손가락은 깍지를 완성했다. 꽤나 간지러운 손짓이었다.
“헌터님, 취했어요.”
고개를 주억거린 백주명은 실실 미소 지으면서도 깍지 낀 손에 힘을 주었다. 내가 은근슬쩍 빼려는 걸 알았나 보다.
어느덧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겼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고요한 분위기 속에 잠긴 나는 식탁에 몸을 기대고 서서 그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괜히 그에게 잡힌 손을 살며시 흔들었다.
어쩔 수 없지.
“뭐… 조금은 잡고 있게 해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