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내가 기억에 잘 남는 인상은 아닌데, 어떻게 기억을 하고 있네.”
“뒤통수를 그렇게 맞았는데 기억 못 하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8년 만의 조우, 교양 수업에서 만난 대학 동기가 아니라 출판사 편집자과 대작가님의 관계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남자와의 계약, 따 내야만 한다!
그가 내민 황당한 내용의 종이 한 장만이 덩그러니 세진 앞에 놓여졌다.
‘원고가 나올 때까지 모든 집안일을 도맡을 것.’
***
“아니, 우리가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럼 사귀면 되는 거잖아. 간단하네.”
말투는 마치 ‘배고프면 밥 먹으면 되잖아, 간단하네’와 같았지만 정우의 표정은 그게 아니었다. 정말, 그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녀의 착각이나 환상 같은 게 아닌 것이다.
“뭐?”
“사귀자고.”
세진은 눈동자를 크게 굴렸다. 절로 숨이 턱 막히는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가 심장을 피가 통하지 못하게 꽉 쥐는 것 같기도 했다. 입 안이 턱턱 마르고 호흡이 멋대로였다.
“저기, 내가 지금 사귀자는 사전적 정의가 헷갈려서 그런데….”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 가까운 사람으로 만들다. 혹은 서로 친하게 지내다. 그런 게 박세진이 말하는 사전적 정의고.”
“어?”
“내가 말하는 건 남녀가 만나는 것. 즉, 연애를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