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솔로몬 나의 왕이여, 나는 당신이 불렀던 가장 최초의 악마, 에덴동산에서 이브를 꾀어낸 악마, 카인에게 제 동생을 죽이라 속삭인 악마, 사막에서 예수를 시험한 악마, 예수를 팔아넘기라 유다를 부채질한 악마, 예수의 옆구리에 창을 꽂은 로마 병사 롱기누스에게 깃들었던 가장 태초의 악마입니다. 명을 내리소서. 당신의 군대가 지옥에서 일어나 이 세상, 나의 왕의 발치에 엎드릴 것입니다. 채윤이 느리게 눈을 깜박였다. 눈꺼풀 사이로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의 붉은 눈동자가 이게 현실이란 것을 깨닫게 해 주고 있었다. “아, 악마…?” 그 지옥에 산다는 악마를 말하는 건가. “하, 하하하….” 사람이 얼이 빠지면 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지금 지독한 악몽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하지만 자신의 손가락에 닿아 있는 입술이 지나치게 뜨겁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선득하기도 했다. “솔로몬, 나의 왕이여. 명을 내리소서.” 뜨거운 숨이 손가락을 온통 적셨다. 멍청하게 웃고 있는 자신에게 남자가 현실을 일깨웠다. “…그럼 이것 좀 놔주세요.” 거의 울먹이면서 채윤이 애원했다. 자신의 요구에 그가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봤을 땐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선에도 날이 서 있다면 저 남자, 아니 악마의 시선을 말하는 것이리라. “솔로몬.” 악마가 그 이름을 불렀다. 여전히 손가락에서 입술을 떼지 않은 채로. “전 솔로몬이 아닌데요.” 지혜의 왕, 솔로몬의 이름을 왜 자꾸 자신을 향해 부른단 말인가. 아득해져 가는 정신을 가까스로 추스르고 채윤이 악마가 집착하듯 물고 늘어지는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봤다. “솔로몬이 아닌데 첫 사냥의 제물까지 받았다라.” 남자의 입술이 느른하게 풀어진다. 채윤은 아직도 자신의 근처 어디서 뒹굴고 있을 머리 두 개를 떠올렸다. 명백하겐 자신이 받은 게 아니었다. 남자가 준 거였지. 길게 말꼬리를 늘이는 남자의 뒷말을 듣지 않아도 그가 어떤 말을 할지 직감했다. “…제가 솔로몬인 것 같네요.” 입이 ‘살고 싶다’는 본능을 찾아 멋대로 움직였다. 솔로몬이 아니라는 말에 손을 통째로 뜯어 먹을 것처럼 입술을 벌리던 남자가, 아니 악마가 다시 달콤해졌다. “잘 생각했어요.” 아이를 다독이듯 그가 말했다. 기껍다는 얼굴로 남자가 키들거리며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마치 자신의 대답이 악마에게 영혼을 팔기라도 한 것처럼 느껴졌다. 애초에 솔로몬이 누군지 이 악마에겐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닐까. 한고비를 넘겼다는 안도와 함께 의식이 까무룩 뒤늦게 멀어져 갔다. 멀어지는 의식 사이로 여전히 들리는 남자의 웃음소리는 마치, 짐승이 우는 소리 같았다.

連載情報

配信言語
RIDI
RIDI2016/09/01
  • 現在の作品짐승이 우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