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이젠 말해 봐. 진짜 나하고 결혼하는 이유.” “…….” 깊은 시선이 얼굴에 닿자 이령은 대답은 않고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었다. 선뜻 말하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도윤은 벽처럼 우뚝 서 있을 뿐이다. 이령의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면 밤새워 기다리는 것쯤, 그에겐 숨 쉬는 것만큼 아주 쉬운 일이었다. 도윤을 아득히 보던 이령은 말라붙은 입술을 강제로 떼는 것처럼 입술을 힘겹게 열었다. “알고 있었어. 네가 날 좋아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었다고?” “응. 처음부터….” 하기야 모르는 것이 이상했다. 학교 때도 친구 녀석들이 느낄 정도로 이령을 바라봤고, 재회하고 나서도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이령을 보러 가게며 집을 찾아갔으니까. “그래서?” “지금도 그 마음이 그대로인 것 같아서, 너라면 결혼해도 될 것 같았어.” 이건 뭐 짝사랑도 아니다. 정말 호구 짓은 혼자 다 하고 있었다. 자신을 좋아하는 제 마음을 이미 알고도 그동안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니. 깜찍하게도. 여우가 따로 없네. “날 좋아하지 않는데도?” 그 질문에 이령은 대답하지 않았다. 살짝 내리깐 눈동자가 언뜻 흔들렸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무표정해진 이령은 바뀐 신호등을 보며 건너자고 했다. “어딜 가려고?” 건널목을 건넌 이령은 조금은 어두운 골목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뭔가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골목이었다. “저기 가 볼래?” “어딜?” 이령은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리켰다. 음침한 골목엔 어울리지 않게 휘황찬란한 간판이었다. 간판의 이름은 ‘로데오 모텔’. “…너!” “싫어?” 이령은 맑은 눈으로 순진무구하게 물었다. 이게 무슨 뜻인지? 그 짧은 시간 도윤은 머리를 굴렸다. 설마 물을 마시러 모텔을 가겠다는 것은 아니겠고. 그게 아니라면…, 섹스…?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특정 부위로 열기가 번졌다. 그것과 상관없이 도윤의 표정이 눈에 띌 정도로 차갑게 굳었다. “내가 너 오랫동안 좋아했다니까 우스워?” “아니.” “그럼 뭔데?” “너랑 자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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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I
RIDI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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