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빚을 갚는 게 인생 최대 목표인 청안의 혼혈 노예 금아.
건령 제국의 황제가 내건 황후의 조건에 들어맞아 얼떨결에 황후 후보자가 되다.
여인에게 관심이 없어 철의 심장이라 불리는 황제 희신.
잠행에 나갔다가 금아를 만난 후, 있는 줄도 몰랐던 음심이 불타오르다.
***
잠시 후, 난생처음 겪는 절정에 넋이 나간 금아는 힘없이 사지를 늘어뜨렸다. 그의 손이 다가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감긴 그녀의 눈도 깃털처럼 매만졌다.
이윽고 입술이 내려와 단 숨을 몰아쉬는 그녀의 입술과 겹쳤다.
금아는 녹아내릴 것 같은 입맞춤을 받으며 잠의 늪 속으로 빠져들었다.
희신은 그녀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천천히 입술을 떼며 잠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가슴을 들썩이며 거친 호흡을 애써 골랐다. 그러나 절정의 여운은 그의 전신을 돌고 돌아 그의 머리를 뜨겁게 달구었다.
“곤란하군.”
얼굴을 찌푸린 희신은 몸을 들어 아래를 보았다. 그의 육신은 한 번의 절정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한 차례 토정하였는데도 분신은 전혀 죽지 않았다. 거칠게 달리고 싶은 욕구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전혀 달라지지 않았어.”
그는 한숨을 쉬며 땀에 젖은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비볐다.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는 그를 어둡고 질척한 음심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그녀를 짐승처럼 거칠게 가지고 울부짖게 만들도록 부추겼다.
그는 어릴 때부터 훌륭하고 반듯한 황제의 모범이 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다가오는 여자도 멀리했다. 오로지 살기 좋고 강성한 제국을 세우는 데에만 정진했다.
그런데 황제가 이리도 저급하고 천박한 감정에 휘둘려서야.
그는 혀를 차며 입술을 내려 분홍색으로 물든 젖꼭지를 물었다.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은 조금 전의 정사를 떠올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