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정호는
빈자리만 채워 달라는 말에 로드 매니저 자리를 받아들였다.
딱 한 달만 일을 하고 나갈 생각이었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잘생긴 남자가 들이댄다.
“저희 어디서 본 적 없나요?”
이런 미남을 본 적이 있다면 잊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작업 멘트라고 생각하기엔 남자, 강휘가 수상하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생각할 무렵 강휘가 의도를 드러냈다.
***
“진짜 당신 피곤한 사람이에요. 도울 힘도 없으면서 항상 남 돕는다고 뛰어다니고.”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타이르듯 혼을 내듯 들려왔다.
밤하늘을 반쯤 가리며 정호의 시야를 한 얼굴이 채웠다. 바람은 여전히 불었다.
둘은 추락하지 않았다. 땅에 서 있지도 않았다.
강휘는 평온한 얼굴로 떨어지던 정호를 안아 든 채 허공 위에 서 있었다.
마치 그곳이 제 땅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이거 몰래카메라인가? 한참 전에 없어졌던 프로그램을 떠올리며 정호는 눈을 굴렸다.
죽을 뻔했다는 그 공포 때문에 몸이 계속 덜덜 떨렸다. 혹시나 떨어질까 손가락 하나도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다. 정호는 흔들리는 시선을 돌리는 것만으로 이곳이 허공임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강휘가 몸을 움직여 마치 계단을 오르듯 허공에 다리를 올렸다.
그 느낌을 품 안에서 생생히 느낀 정호는 반사적으로 그의 옷을 꽉 잡았다.
강휘는 그런 정호를 말리거나 놀리려 들지 않았다.
여기 혹시 무슨 보이지 않는 투명판으로 계단이라도 만들어져 있는 거야?
정호는 현실적인 가능성을 모두 제시하고 스스로 아니라 판단을 내린 후에야 비현실적인 것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강휘가 가볍게 턱을 넘어 옥상에 내려섰다.
그 행동이 성인 남성을 안고 있는 것 같지 않게 가벼웠다.
“천사?”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여과 없이 뱉어 내자 강휘의 단단하고 우울한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