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털썩. 비명도 내지르지 못하고 숨이 끊긴 시체가 경련하듯 파닥인다. 반들반들한 바닥을 타고 피가 폭포수처럼 남자의 사지에서 흘러내렸다. 순식간에 지옥도가 되어버린 방 안에서 수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가 제 구두 앞코에 튄 핏자국에 울상을 지었다.
“내 구두!”
아, 현아.
투정을 부리듯 잔뜩 골이 난 목소리에 시체 목에서 칼을 빼어내던 이현이 황급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가 얼른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발밑에 주저앉았다. 그리곤 남자의 피가 튄 수하의 구두 앞부분을 정성스레 닦아주었다.
“미안. 괜찮아?”
“이거 한정판이란 말이야….”
얌전히 이현의 손에 제 구두를 맡기며 수하가 볼멘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제 구할 수도 없는 건데.”
“미안해.”
투덜대는 그녀의 아래에서 이현은 더 튀어 묻은 피가 없나 살피기 바쁘다. 저들끼리는 살뜰히도 다정한 반면, 뒤에서는 여전히 피를 뿜는 시체가 경련하며 펄떡이고 있었다. 숨이 끊어진 시체를 옆에 두고 알콩달콩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는 남녀를 뒤에서 멀뚱히 지켜보고 있던 태주는 속으로 몰래 중얼거렸다.
‘…하여간 쌍으로 미친년놈들.’
* 살인, 학대, 폭력, 범죄 등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