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뭐야! 남자잖아!”
결혼식 신부 입장 중, 웬 남자와 몸이 바뀐 은호.
그녀는 결혼식을 엉망으로 만든 그를 찾아 헤매다
그 남자, 한을 달동네 옥탑방에서 만난다.
“커피는 케냐 원두나 에티오피아 원두로 부탁드립니다.”
“어, 아뇨. 믹스뿐인데요.”
“믹스요?”
“봉지 커피…….”
재벌 3세인 여자와 가진 건 외모뿐인 남자.
너무도 차이 나는 둘이지만
가끔씩 바뀌는 몸 때문에 결국 동거를 하게 된다.
“갑자기 이런 얘기 당황스럽겠지만 나, 화장실이 가고 싶어.”
“안 돼! 안 돼요, 은호 씨!”
다사다난한 한집살이, 삐거덕거리면서도
은호는 다정한 한의 모습에 설레기 시작하고,
어쩐지 점점 위기를 느끼는데……!
“장한. 나 할 얘기 있어.”
“네?”
“내가 널 좋아하지 않도록 노력해 줘.”
미리보기
“마스터키 말이야.”
“네?”
“거울 보고 뽀뽀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을까?”
남자의 물음에 여자가 화들짝 놀라면서 감고 있던 두 눈을 번쩍 떴다. 여자는 본능적으로 제 목을 뒤로 죽 빼고 앉았다. 하지만 남자가 조금 더 빨랐다. 그는 소파 한쪽을 팔로 지그시 짚고,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는 채였다.
“저기, 잠깐만. 지은호 씨, 잠깐만요.”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서로를 향한 애정이 절대로 아니야.”
“아니, 그게 마스터키라는 확신도 없잖아요.”
“자기애.”
“아뇨.”
“이건 자기애야.”
남자는 지그시 그녀를 내려다보며 얘기했다. 이미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 같았다. 여자는 복합적인 표정이었다. 제 얼굴과 뽀뽀하는 기분이 어쩐지 소름 끼치기도 하고, 이상하게 납득이 되기도 해서 혼란스러웠다.
‘그래, 어차피 내 자신과 입 맞추는 것일 뿐이니 밑져야 본전 아닐까.’
이내 여자가 홀린 듯 고갤 끄덕인다.
“알았어요.”
여자의 허락에 남자는 냉큼 제 턱을 내밀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 작은 간극을 두고 어색하게 오므리는 그의 입술을 보고, 별안간 여자가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 덕분에 민망해진 남자는 처음으로 몹시 초라한 얼굴을 했다.
“지은호 씨, 이런 일엔 좀 서툰가 보네요.”
여전히 웃음기가 묻은 채로 여자가 얘기했다. 그리고 곧 여자의 손바닥이 자연스럽게 남자의 뺨을 쥐었다. 이윽고 훨씬 더 자연스러워진 몸짓으로 둘의 입술이 닿았다. 은호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낯 뜨겁고 부끄러워서 결코 한에게 고백하지 않을 것이지만, 처음이었다. 언제나 제 인생에 남자 같은 것은 있어 봐야 귀찮기만 하다고 생각하며 커 왔다. 이미 감당해야 하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인생에서 감정으로 소비하는 시간들은 낭비라고 믿었다.
“어?”
은호의 귓전에 종소리가 울렸다. 은호가 질끈 감고 있던 두 눈을 슬며시 뜨자 제 눈앞에 남자의 얼굴이 있다. 그의 입가는 미소를 걸고 있었다.
“바뀌었어요.”
한이 제 팔을 내려다보며 얘기했다. 그리고 이내 환하게 웃는 얼굴로 은호를 바라본다.
“마스터키, 맞았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