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전무님한테 저는 그냥, 장난감 같은 거였으니까….”
프로 비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신입 비서 서정인. 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이 모셔야 할 상사인 한윤제 전무를 입사 후 2주가 지나도록 본 적이 없다. 회사에서 피도 눈물도 없기로 소문이 무성한 한 전무에 정인은 점차 그와의 만남이 기대가 되기 보단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어느 날 그런 그의 앞에 잘생긴 남자 이 팀장이 나타난다. 결국 다정하고 근사한 그에게 흠뻑 빠져버린 정인. 그러나 사실 이 팀장의 정체는 그 무시무시하다는 한윤제 전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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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제가 그날의 통화를 들었을 서정인을 살려 둔 데엔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다소 황당했고, 그다음엔 약간의 호기심이 들었다.
‘지금 나한테 그 서류를 주려고 온 건가요?’
‘아, 아뇨, 이건 전무님께 드려야 하는데, 어디 가셨는지 안 계셔서….’
그때 한윤제는 눈을 깜빡일 뿐, 입을 열지 않았다. 조금 전 정인이 또다시 말을 더듬었다는 사실은 깨닫지도 못했다.
저번에도 그렇고, 이토록 저와 마주치기만 하면 홀린 듯 쳐다보기 바쁘면서도 정작 자신이 누군지는 알아보지 못한다니.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닌가.
아무리 그가 언론에는 노출이 없다시피 하다만, 솔직히 이 회사에서 한윤제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봐야 했다. 로열층과 가까울수록 그는 악명으로 유명했고, 일반 사원들에게는 웬만해선 한 번 보면 좀처럼 잊기 힘든 외모라서 유명했다. 심지어 서정인은 한 번도 그를 독대한 적이 없다고 해도 이미 로열층의 사람이었다. 저에 대한 소문을 듣거나, 하다못해 스스로 알아볼 기회는 충분히 차고 넘쳤다는 말이다.
한윤제 자신도 이 회사에 자신을 못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회사에서 마주친 누군가가 저를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 자체를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었기에. 그 시골 개로 인해 살면서 처음 그런 생각을 해 보고 있었다. 생긴 것만큼이나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까도 실소를 터트릴 뻔한 것을 겨우 참았다.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