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구니야스家와 다카하시家를 둘러싼 탐욕과 욕망
그리고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버린
설과 이쯔끼의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본문 중 발췌1>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울기만 하는 얼굴을 바라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 꼭꼭 숨어, 유키. 구니야스와 연관된 그 누구와도 연락해서는 안 돼! 세이찌에게도, 쇼지에게도!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지?”
그의 말에 설은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 때가 되면 내가 반드시 너에게로 갈 거야!”
“…….”
“그러니까 그때까지…… 지금처럼 울지 말고, 밝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네가 어디에 숨어있든, 내가 반드시 널 찾아낼 거야. 약속할게, 유키!”
눈물을 흘리며 그의 손 안에서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이쯔끼의 입술이 설에게 닿았다. 입술이 얼얼할 정도로 강하고 짧은 키스를 남긴 그가, 머리 위에 모자를 다시 씌워 주었다.
설을 놓아주고 돌아서며 그가 말했다.
“안녕,…… 유키!”
-부헌재 중-
<본문 중 발췌2>
차가운 물줄기 아래 왼손을 가져다 댔다. 남아있는 열기를 식히며, 포말 속에 갇혀있는 다친 상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손에 냉기가 가득 찰 정도가 되었을 때 물을 잠그고, 페이퍼 타월로 물기를 닦았다. 열기가 남아있던 눈가에 차가운 두 손을 가져다 댔다. 망설임이 사라진다. 버티고 참아내야 하는 시간이다.
설이 행사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화장실을 나서는 순간 누군가 그녀 옆을 스쳐 지나간다.
너무나 익숙한 향수.
놀라서 고개를 들려는 설의 팔꿈치를 그가 부여잡았다. 좁은 공간에 밀려 들여보내진 후 문이 닫히고, 잠금장치가 돌아갔다.
그가 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쯔끼.
설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조금 전까지 차갑기만 했던 그의 눈빛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와 함께 한 수많은 추억의 편린은 이 눈빛의 의미를 설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고개를 기울인 이쯔끼의 입술이 다가오자, 설이 고개를 돌렸다. 보지 않아도 그가 멈추었다는 것을 안다. 얼굴 위로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은 설에게 설명할 수 없는 답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도.
턱에 이쯔끼의 서늘한 손이 닿고, 고개가 돌려지는 순간 머리를 틀어 올릴 때 사용한 핀이 피부에 박힐 정도로 거칠게 고개를 돌렸다.
거부 의사와 함께.
“하지 마!”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쯔끼의 숨결이 고스란히 뺨에 닿았다. 울어버릴 것 같아서 설이 손을 들어 자신을 가두고 있는 그의 가슴을 밀어내려는 순간,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놀라서 고개를 돌린 설의 입술을 이쯔끼가 삼켰다. 그를 떼어내기 위해 바르작거리다 설이 팔꿈치로 칸막이의 벽을 친 순간, 수다로 가득 차 있던 공간에 침묵이 흘렀다.
심장이 떨어질 것 같다.
설이 이쯔끼의 셔츠를 그러쥐었다.
여자들의 수다가 다시 시작되는 찰나에 이쯔끼의 입맞춤이 부드러워졌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키스에 그리움은 자꾸만 부풀어간다. 이 순간 같이 있음에도.
고요함이 다시 찾아왔을 때 설을 놓아준 그가 설의 왼손을 잡았다.
“유키.”
그가 불렀지만, 손끝으로 반지를 굴리는 이쯔끼를 올려다보며 설이 다른 대답을 했다.
“구니야스를 가질 거야.”
손가락을 매만지던 그의 손이 멎었다.
“그러니까 너도 지지 말고 가져, 다카하시 그룹을!”
그게 설이 줄 수 있는 답이었다.
-귀로(歸路)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