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재회물 #미스터리/오컬트 #짭근
“아직도 동생을 기억하나 봅니다. 지금쯤 다 잊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액막이로 팔려 간 유하. 7년 동안 갇혀 지낸 그의 꿈은 황 회장에게서 풀려나 동생 도하를 만나는 것뿐이었다.
“저와 함께 가면 백도하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홀린 듯 낯선 남자를 따라나선 유하는 동생을 기다리는 동안 의문의 사내에게 속절없이 빠져들고 마는데….
* * *
황급히 시트를 끌어당겨 덮으려 하자 커다란 손아귀가 팔목을 움켜쥐었다. 가볍게 날 제압한 그의 잇새로 소름 끼칠 만큼 낮은 목소리가 샜다.
“씨발. 여기까지 이렇게 예뻐서야.”
흥분한 남자의 얼굴을 보기 위해 시선을 들었던 나는 흠칫 얼어붙었다.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보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본문 중에서 1]
도하는 어떻게 자랐을까. 한동안 떠올리지 않았던 의문이 떠올랐다. 나랑 닮았겠지. 나보다 키는 더 클까. 드라마에서 보면 몇십 년 떨어져 살았더라도 바로 알아보던데.
얼굴에 잔물결 같은 표정이 드리우자 잠잠하던 귀(鬼)들이 떠들어댔다.
“유하야, 아침인데 자지 안 커졌어?”
“큰 문젠데. 누나가 좀 핥아볼까?”
“아직도 털 안 나는 거지? 뻣뻣하게 굴지 말고 좀 보여줘 봐.”
무표정으로 돌아간 나는 샤워 커튼을 휙 소리 나게 당겼다. 천장과 커튼 틈 사이로 빼꼼 들이민 눈알 몇 쌍이 보였지만 별수 없었다. 모른 척하는 수밖에.
[본문 중에서 2]
“용서해 주지 않더라도 괜찮아. 곁에만 있게 해줘.”
“…왜 그런 말을 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실감했다. 세상 그 누구보다 도하를 아끼고 사랑했던 어린 시절의 내가 여전하다는 것을.
“형, 어릴 때 이렇게 안아주는 거 좋아했잖아.”
맞닿은 몸을 의식하자 심장이 불온하게 뛰기 시작했다. 원래 내 계획은 이런 게 아니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른 척하며 평범한 형제처럼 지내는 것, 그뿐이었는데.
“형제끼리 보통 이렇게 해? 어른이 돼서도?”
“그럼. 그냥 껴안는 건데 뭐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