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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우(수): 25세. 각성자 관리 본부의 대응과 사고대응 1팀장. 던전을 공략하러 다니는 에스퍼들과 달리, 범죄자 중의 범죄자라고 불리는 각성자들의 범죄를 상대한다. 오늘 입은 팬티 색은 무슨, 내일 입을 팬티 색까지 알아낸다는 전설의 스파이지만, 지금은 은퇴를 앞두고 있다. 거지 같은 공무원 스파이 생활 2달 뒤면 끝나는데 갑자기 전 남편과 공조 작전을 하란다. 가만 보니 이거, 전 남편이 작정하고 달려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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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공): 37세. S급 에스퍼. 지구 반대편에서도 한국어로 '여명'이라 말하면 알아듣는다는 굴지의 길드 '여명'의 길드장. 언뜻 상식적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알고 싶은 건 전부 알아낼 수 있고, 갖고 싶은 건 전부 가질 수 있으며, 바라는 건 원하는 대로 전부 이루어졌다. 단 하나, 윤서우만 빼고. 그러니 그 반짝반짝한 게 더 탐날 수밖에. 윤서우를 가질 수 있다면 납치 감금?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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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원(공): 21세. S급 에스퍼. 전 각관부 블랙 요원, 현 '황혼'의 길드장. 어릴 적 윤서우와 헤어지고 각관부에서 블랙 요원으로 일하다 게이트에 갇혔다. 윤서우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길드장이 되었더니, 누가 자꾸 '황혼'을 범죄 조직으로 몰며 저를 떼어 놓으려 하는데. 그것 참 짜증 난다. 그보다 엑스 주제에 형 주변을 맴도는 아저씨는 더더욱 짜증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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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링, 오랜만인데 인사는 좀 해 주지?"
“저희 지금 공무 수행 중입니다. 다니엘 씨는 제 부사수이고요. 선, 좀 지켜 주시겠습니까?”
“여전히 매정하군.”
매정은 무슨 얼어 죽을 놈의 매정. 괘씸한 놈. 그래서 윤서우는 결심했다.
환승 이별. 아무래도 이번 작전의 이별 콘셉트는 그게 좋겠다. 그렇다면 저 인간이 제 바람 상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인데.
“여장을 하는 게 좋겠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자기가 여장하는 모습은 언젠가 한번 보고 싶었어.”
뭔 쌉소리야.
“여장은 그쪽이 하는 겁니다만?”
다니엘은 윤서우와 저를 번갈아 바라봤다. 그것만으로도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180센티가 조금 못 되는 윤서우와 2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다니엘. 둘 중 누가 여장에 어울리겠냐는 뜻이다.
“저는 이미 거기에 남자로 잠입한 상태인데요?”
그러니까 여장은 네가 하는 거다.
꼬우면 네가 사수 하시든가. 권력도 있어야 남용하는 거다.
그래, 윤서우는 전남편과 얼렁뚱땅 공조를 시작하게 됐다. 무려 일개 공무원인 자신이 사수, 대한민국 일등 길짱인 그가 부사수라는 괴상한 관계로.
어차피 두 달 뒤면 끝날 공무원 생활, 적당히 맞춰 주다 튀려고 했는데.
* * *
“근데, 자기야. 거짓말은 하면 안 되지.”
윤서우는 어이가 없어 눈을 부릅뜨고 반박했다.
“거짓말 아닙니다. 팀장 직급 달 만큼 이능은 잘 다루-”
“아니, 아니지. 서우야.”
부드럽게 말을 끊는 얼굴에는 딱 그만큼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윤서우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꿰뚫려 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서우라고도 부르면 안 되려나.”
윤서우의 심장이 쿵, 떨어졌다.
“너, 윤서우도, 사고대응 1팀장도, 첩보부 소속 에스퍼도 아니잖아.”
다니엘은 다시 만난 날의 윤서우를 떠올렸다.
다시 만난 그는, 여전했다. 여전히 예쁘고, 여전히 반짝거리고, 또 여전히……
‘윤서우입니다.’
[거짓.]
그는 여전히, 거짓말쟁이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거짓.]
‘사고대응 1팀장 윤서우 에스퍼입니다.’
[거짓.]
‘첩보부 소속입니다.’
[거짓.]
‘치유입니다.’
[거짓.]
“내가 정말 모를 줄 알았어?”
그는 이미 윤서우가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서늘하게 바라보는 시선에 피가 식는 기분이었다.
그는 겨우 윤서우와 재혼하겠답시고 다시 찾아온 게 아니었다.
결혼? 고작 그따위 것으로 윤서우를 묶어 둘 수 있다는 자만은 하지 않았다.
결혼이든 납치든 감금이든. 혹은 각인이든. 그를 묶어 놓을 수만 있다면 법적이든 불법적이든 어떤 방법도 서슴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가 가진 숨기고 있는 게 뭐든지 간에, 그 비밀까지 제 것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리고 영리한 그는 윤서우의 어디를 파고들어야 할지도 잘 알고 있었다. 다니엘이 아는 한, 윤서우가 자신을 향해 했던 말 중 ‘진실’은 하나뿐이었으니까.
‘사랑해요.’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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