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도망간다는 곳이 이런 시골이었나.”
이윽고 누가 들어도 듣기 좋다고 할 정도로 매혹적인 저음이 귓가에 박혔다.
자네트는 숨을 참으며 떨리는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봤다.
쓰러진 자객들 앞에 선 자들을 뒤로한 채 서 있는 건 다름 아닌 지크 알리온 레온하르트였다.
자네트는 결국 그토록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가도 그리웠던 푸른 눈동자와 마주했다.
“내게 말했던 그 빌어먹을 행복이라도 찾아보겠다고 나온 건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을 꾹 다문 자네트의 바로 앞까지 지크가 다가왔다.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린 그의 눈빛은 그와는 대조되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런 건 레온하르트의 성을 가졌을 때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어야지. 아니, 정확하게는…….”
“…….”
“당신이 나를 배신하고 돌아섰을 때부터 말이야.”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손에 든 검에 피를 손수건으로 대충 닦아냈다.
펄럭. 바닥으로 떨어진 손수건은 물웅덩이에 떨어져 금세 젖어 들었다.
“자네트 레온하르트.”
한동안 듣지 못했던 이름이 조용한 숲에 나지막이 울려 퍼졌다.
“당신은 어디에도 못 가. 내가 이렇게 살아 있는 한. 그러니…….”
“…….”
“진창에서 구르려거든 내 곁에서 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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