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파르르르.’ 꿈을 꾸는 듯 감긴 눈꺼풀 아래로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질리지도 않은지 시선을 떼지 못하던 도재가 팔을 뻗었다. 감긴 그녀의 눈 위를 살살 어루만졌다. 길고 짙은 눈썹이 살아 있는 듯 미세하게 떨리더니 이내 다문 입술 사이로 탄식 같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에 살짝 웃음을 터뜨린 도재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그녀의 얼굴을 더듬어 나갔다. 모난 곳 없이 곡선으로 이루어진 작은 얼굴의 피부는 벨벳을 만지는 듯 부드럽고 더없이 매혹적이었다. 세세히 더듬어 가던 손길이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 위를 쓸었다. 조금만 힘을 주면 터질 듯해 그의 손길이 조심스럽기 그지없었다. 얇고 여린 피부를 가만히 쓸던 그가 제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입술을 겹쳤다. 따뜻하고 달콤한 숨결을 들이마신 그는 혀를 내밀어 타액으로 반질거리는 입술을 맛보았다. 잠이 깰세라 조심하던 그가 얼굴을 겹치듯 갖다 대 혀를 집어넣었다. 내뱉는 숨결을 들이마신 그는 고르게 난 치아, 하나하나를 혀로 세세히 훑으며 조심스레 욕심을 채워나갔다. 성급하게 날뛰는 욕망을 최대한 자제한 그는 애피타이저를 맛보듯 여린 피부를 혀로 어루만졌다. 살짝 엇갈린 얼굴과 한데로 겹쳐진 입술이 차츰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반쯤 가령 쪽으로 넘어온 도재가 작은 머리통을 두 손으로 그러쥐자 무의식적으로 그의 목에 팔을 두르는 그녀가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조금의 틈도 없이 맞물린 입술에서 자극적인 소리가 새어나갔다. 그럴 때마다 키스는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한데로 얽힌 혀가 뜨거움을 토해내며 서로의 타액을 빼앗았다. 따뜻했다. 부드러웠다. 가령은 어둠 속에서 한 가닥 빛에 의지하듯 맞물린 입술에 매달렸다. 타액이 섞이고 숨결이 뭉치고 탐험하듯 곳곳을 파헤치는 참을 수 없는 자극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뜨거움에 짓눌린 입술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 회오리치듯 감긴 혀에 전신이 바짝 타들어 가는 듯했다. 따뜻함을 넘은 뜨거운 갈증이 일었다. 사라졌다 채워지는 타액을 마시고 빼앗긴 숨결을 급하게 토해냈다. 열망이란 열정에 빠져든 그녀는 전신을 휘감는 열기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하아.” 몽롱함 속에 터지는 탄식. 하지만 그조차 짓눌린 입술 사이로 사라졌다. 다급하게 입안 여기저기를 빼앗겨 이성이 무참히 짓밟히면서도 가령은 이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원하고 또 원했다. 뜨거운 열정이 가는 목을 타고 내려갔다. 본능적으로 턱을 치켜든 사이로 까칠한 혀의 감촉이 지독히도 달콤하게 느껴졌다. 옷 위로 배회하던 거친 손길이 볼록하게 솟은 가슴을 움켜쥐었다. “윽.” 단말마 소리와 함께 놀란 듯 그녀가 눈을 떴다. 고스란히 드러나는 열정 가득한 눈길이 그녀에게 날아들었다. “이게…….” 너무 놀라 가령은 거듭 숨을 들이켰다. 꿈이라 생각했다. 명확하지 않은 시선으로 흔들리는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던 그가 제 품에 폭 안아버렸다. 그러고는 깃털처럼 부드러운 손길로 등을 위아래로 쓸어내렸다. “깼군. 잠든 모습이 매혹적이라 참을 수 없었어.” 아직 정상적인 회로가 작동하지 않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아직도 빠르게 오르내리는 그의 가슴을 느끼며 뜨겁게 불사르던 열정을 식히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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