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이지우 씨. 날 기다렸나?” 불쑥 던진 질문이 의외였는지 그녀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두어 번 눈을 깜빡이고는 곧 ‘네.’라고 늦지 않게 대답을 해 주었다. “날 기다렸다고?” 태경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이유를 되물었다. “왜지?” “최태경 씨는 제 남편이니까요.” 명료하고 담백한 설명.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어쩌면 당연한 이유인데. 어딘가가 쿡 찔리는 듯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서류상일 뿐인 남편이잖나.” “서류상일 뿐이라고 해도요. 최태경 씨가 남편인 건, 사실이니까요.” 이토록 늦은 밤, 그를 혼자서 상대하고 있음에도 그녀에게선 두려움이나 거부감 같은 기운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술에 취해 늦은 귀가를 한 남편을 대하듯 지극히 일상적인 감정이 느껴질 뿐이었다. “나는 왜 여기에 왔을까. 안을 여자가 필요했던 건가.” “네?” 알아듣지 못하고 되묻는 지우에게로 그가 고개를 숙였다. “키스를 해 보면 알겠지. 당신과 섹스를 하고 싶은 건지, 아닌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