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이게 뭐예요?” “내추럴.” “제자리표 아니에요?” “제자리표의 이름이 내추럴이에요.” “아! 원래 이름이 따로 있었구나. 나는 제자리표가 이름인 줄 알았어요.” “은성 씨를 보면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자리를 말하는 거죠?” 사랑하는 남자와 믿었던 친구에게 동시에 배신을 당하면서 더 이상 누군가와 관계라는 걸 갖지 못하게 된 여자, 한은성. 사랑하는 여자에게 기만을 당하며 더 이상 사랑을 믿지 못하게 된 남자, 권진언. 다시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믿을 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던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하고, 운명처럼 찾아온 사랑 앞에서 한때 잃어버렸던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릴 용기를 갖게 된다. [본문 내용 중에서] “배신이라는 게 완성되려면 믿었던 사람이 있어야 해요.” 은성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진언이 하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아서였다. “듣고 보니까 정말 그러네요. 믿었던 사람이 있어야만 배신이 완성되는 거네요.” “모르는 사람한테 배신당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진언은 물 잔을 만지작거리는 그녀의 손끝을 봤다. 말을 할까, 하지 말까, 머뭇거리는 은성의 갈등이 느껴졌다. 그는 조금 전에 은성이 그랬던 것처럼 시계를 봤다. 훈구와 혜성이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은성에게 자신이 느꼈던 감정에 대해 말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런 일들을 겪고 나서 살아진다는 말의 뜻을 이해하게 됐어요.” “맞아요, 어느 순간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살아는지네, 하면서요.” “사람이 항상 앞을 향해 걷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틀거릴 때도 있고, 주저앉을 때도 있는 거죠.” 진언은 처음으로 그녀의 웃는 얼굴을 봤다. 낯선 사람에게는 보여 주지 않을 것 같은 자연스러운 미소였다. “내가 왜 웃는지 궁금하죠? 권진언 씨 말처럼 비틀거리면서 걷고 있는데 내 등을 두드려 주던 사람들 생각이 나서 웃었어요. 힘내, 괜찮아질 거야, 그러더라고요. 주저앉기 직전인 나한테.” “사람이 사람한테 줄 수 있는 위로에는 한계가 있어요. 격려 또한 마찬가지죠. 어떤 길은 혼자서 지나야만 하기도 해요. 그런 길을 걸을 땐 남들이 나를 위로하거나 격려하지 않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위로도 격려도 받지 못하는 거예요.” 은성은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 혼자서 지나야만 하는 어떤 길……. 비틀거리면서, 주저앉으면서 홀로 그 길을 걸어야만 했던 날들의 기억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문득 묻고 싶어졌다, 어떤 위로도 격려도 받지 못하는 그 길을 홀로 걸었다고 말하고 있는 진언에게. “그 길이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해요?” 그는 고민하는 기색 없이 대답했다. “그 길 끝에 낯설게 느껴지는 내가 서 있었던 것 같아요.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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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Blue
Mr.Blue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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