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순종 하이에나 수인인 희태는 어느 날 같은 종의 수인 은수를 만난다.
수가 적어 운명적인 만남은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동종을 만나 기뻐하는 희태.
그러나 어째서인지, 은수와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소꿉친구인 영재와의 관계가 달라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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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도 낳을 수 없는 잡종이랑 결혼하려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안 그래? 너라면 나랑 결혼하겠어?”
“우린 친구 사이잖아.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해야지.”
영재의 한쪽 입꼬리가 샐쭉하게 올라갔다. 기대도 하지 않았다는 듯 조소하는 얼굴이 조금 미웠다. 영재는 눈도 맞추지 않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응···. 됐어. 그럴 줄 알았어. 어차피 네가 나 달래려고 한 말이라는 거 알아.”
“아···.”
그런 거 아닌데···. 영재는 조금 남아 있던 물을 홀짝, 털어 마셨다. 빈 잔에 다시 물을 채우는 영재의 손에 시선을 고정한 채 희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만약 사랑하게 된 사람이 혼혈종 수인이라면 어떨까. 너와는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결혼은 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 싶을까. 사랑하는 이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과연 그 말을 할 수 있을까.
“···나라면···. 할 것 같아.”
영재가 움직임을 멈췄다. 얼굴 근처에 닿았던 물잔이 천천히 내려와 테이블 위에 탁, 작은 소리를 내며 내려앉았다.
“뭐?”
“나라면 결혼할 것 같아. 자식을 낳는 게 결혼의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거든.”
영재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목격한 사람처럼 놀람과 설렘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정말? 정말 나랑 결혼할 거야···?”
희태는 자잘한 웃음을 흘리며 대꾸했다.
“아니, 너랑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고···.”
영재의 눈썹이 순식간에 일그러지며 설렘을 지워 버렸다. 대신 그 자리에 상처와 서글픔이 들어찼다. 서글픔은 금세 찰랑이는 눈물로 형태를 바꾸었다.
푸른 빛이 일렁이는 눈동자로 영재가 희태를 원망했다.
“···뭐야, 왜 이랬다저랬다 해? 나 놀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