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스님과 함께 산속의 작은 암자에서 살아가던 갓 스물 오메가, 신연은 어느 날 암자로 찾아온 정중한 알파 손님, 기헌을 만난다.
야윈 기색 없는 얼굴, 산군처럼 커다랗고 듬직한 몸집과 달리 그는 “선천적 페로몬샘 경화증”으로 시한부가 예고된 삶을 살고 있었다. 알려진 치료법은 단 하나, 페로몬 적합도가 높은 반대 형질인을 만나, 주기적으로 페로몬 마사지를 받는 것뿐이다.
첫눈에 그에게 호감을 품은 신연은, 오메가인 자신이 그의 병을 고쳐 줄 수 있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치료를 돕겠다 나서고.
“아픈 사람은 없을수록 좋고, 제가 안 아프게 해 드릴 수 있는 거라면 더 좋은 거잖아요.”
“그럼 염치없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여길 떠나 있는 동안에는 제가 보호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렇게 서울로 올라와 함께 생활하게 된 두 사람.
치료를 위해 꾸준히 페로몬을 주고받는 동안 서로를 향한 마음 역시 무럭무럭 자라나지만, 지나치게 올곧고 양심 바른 기헌은 신연을 밀어내기만 한다.
기헌에게 있어 신연은 지켜 주어야 할 존재였다. 치료 목적 이상으로 그를 가까이하는 건,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하고 어린 오메가를 착취하는 행위나 다름없을 터. 러트 사이클 따위에 휘둘려 신연과 자느니, 스스로 자르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러던 중, 오랜 투병으로 굳어 있던 페로몬샘이 회복되며 기헌에게도 첫 러트 사이클이 찾아오는데…….
*
“형.”
“…….”
“저랑 섹스하실래요?”
침묵에도 표정이 있다면 기헌의 침묵은 무표정일 테다. 단정한 눈썹 끝이 조금 움찔했지만, 그건 단서치고는 빈약했다.
“신연 씨. 섹스는 좋아하는 사람이랑만 하는 겁니다.”
“전 형이 좋은데요.”
“그 좋아하는 거 말고요.”
“그럼 어떻게 좋아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