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서도재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의 최대 기업인 태승 그룹의 후계자.
공공연한 후계자란 말이 무색하게도, 그는 내연녀의 아들이었다.
늘 살얼음 같은 인생을 살았다. 한발만 삐끗, 하면 당장이라도 흔적도 없이 사라질 테니까.
그런 그가 처음으로 따뜻할 수 있었던 여자는 그가 뭘 해주기도 전에 죽었다.
그리고…… 만났다. 죽은 그녀와 놀랄 만큼 닮은 여자를.
그랬다. 처음은 그녀였다. 하지만 점점 그녀가 아니었다.
무섭게 빠져든 그녀는 점점 누군지 알 수가 없어졌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거.
# 지영연
미혼모인 언니가 죽으며 남긴 조카를 위해 영혼을 판 여자.
태승 그룹 안주인의 사주를 받아 서도재에게 접근한 그녀는 스스로 악마가 되기로 했다.
서도재를 가질 거다. 그리고 버릴 거다. 처절하게 무너뜨릴 거다.
그래야 어린 조카가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아팠다. 그녀 얼굴에서 그녀를 찾던 그의 눈빛이, 이젠 오로지 그녀만을 향하게 되었음을 알게 된 순간부터였다.
무섭게 빠져든 그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점점 알 수가 없어졌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거.
# 본문 중에서
오늘도 그는 영연 그녀의 얼굴을 보며 사정하지 않았다. 아래를 채우는 그것은, 그 순간은, 그것만큼은 온전히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절정의 때엔 역시나…… 그녀가 아니었다.
도재의 손이 영연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아랫배를 정성껏 닦았다. 음모 사이사이를 닦아낸 거품을 꼼꼼하게 걷어냈다.
하지만 그녀가 아니었다.
영연은 잠시 눈을 감았다.
남편의 자상한 손. 따뜻한 물줄기.
나는 누구일까. 나는 무엇일까. 나는 어떤 의미일까.
영연은 도재의 그녀가 될 수 없었다. 되어선 안 됐다. 자격 여부를 떠나, 영연은 그럴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아닌 건 당연해야 했다.
그런데 그녀가 아닌 그녀는, 그저 쓸쓸히 웃고 있었다.
영연은 혼란스러웠다.
역시나 큰 산을 넘은 하루가 아니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거대한 파도를 망연자실 확인한 날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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