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하늘 용의 거처인 히얀 산꼭대기에는 성이 한 채 있다.
만병만상(萬病萬傷)을 치료할 수 있는 목욕탕이 있는 곳.
세상 누구나 열망하지만, 출입을 허락받은 건 오직 신령한 영수들 뿐이다.
성에서 제일 가는 귀빈, 뇌룡 구아벨.
하인 중 제일 허약한 아테가 그의 시중을 들게 된다.
묘하게 인연이 닿은 가장 강한 것과 가장 약한 것.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조금씩 서로에게 끌리는데….
“하! 됐다, 내가 괜한 짓을 했지!”
물에 젖어 무거워진 소매가 철퍼덕 소리를 내며 바지에 부딪힌다. 마른 옷이 축축하게 젖어 들거나 말거나, 구아벨은 아랑곳없이 뒤를 노려보았다.
그러면서 야멸치게 쏘아붙였다.
“약한 것을 곁에 둬봐야 답답하고 짜증 나는 일만 생기는 건 알았다만, 이렇게 한심한 꼴은 또 처음 본다. 나도 네가 지긋지긋하다!”
“!”
“처음부터 너 같은 것을 곁에 두는 게 아니었어. 주인이나 종이나, 남 등신 만드는 재주는 똑같구나. 네 옷은 탈의실 의자에 뒀으니 주워 입고 나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거라.”
구아벨이 탕을 나서며, 마지막으로 잇소리를 냈다.
“원하는 대로 해주마. 오래오래 보지 말자꾸나.”
세게 문이 닫힌다. 쿵쿵 성난 걸음이 멀어진다. 탕은 고요해졌다.
혼자 남은 아테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멈출 줄 모르는 눈물이 수면 위로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