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북부 회색산맥 초입의 작은 마을에서 빼어난 미모를 숨긴 채 살아가는 이름 없는 여인. 왕명으로 산맥을 탐사하러 온 왕국 제일의 기사, 몬페르디아 공자 카렐에게 첫눈에 반한다. “이름이 뭐지?” “…기사님께서 지어 주셔요.” 마침내 행운이 찾아온 걸까. 누구나 탐낼 만큼 아름답고 고결한 그 남자 또한, 그녀를 원했다. “샤티.” “네?” “네 이름. 샤티로 하지.” 함께 보낸 밤이 열 손가락으로 꼽기 힘들어진 어느 날. 그는 그녀에게 이름을 주며 말했다. “너도 왕성으로 간다.” 카렐은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 정인이라고 다른 누구에게 소개하지도, 바깥을 마음껏 돌아다니게 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녀에게 별채를 선사하고, 매일같이 찾아와 성실히 안을 뿐. 그럼에도 샤티는 그가 저를 사랑한다고 믿었다. 그녀를 볼 때면 새벽 바다를 담은 두 눈동자가 음욕으로 흐려졌고,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양 반듯한 미간이 무자비하게 일그러졌으며, 고매한 턱선은 그녀의 조붓한 턱을 목마른 듯 삼켜 대기 바빴고, 늘 무겁게 닫혀 있는 입술엔 그녀에게서 나온 것이 번들거렸으니까. 하지만 어느 날. 남자의 주군이신 왕녀님의 존안을 뵙게 되었을 때. 그분의 얼굴이 소름 끼치리만치 저와 닮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왕녀님의 어릴 적 애칭이 샤티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샤티는 그의 사랑을 포기했다. *이 이야기는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의 모티프를 일부 차용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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