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야."
"네, 서방님."
"밤산책이나 갈까."
서방님의 짙은 눈동자가 저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말없이 서방님의 손을 조심스레 그러잡았어요. 달이 둥그렇게 차오른 밤, 달빛이 아른거리는 서방님의 정원과 연못이 참 예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서방님께서 제 손을 뿌리치시고는, 구둣발로 첨벙첨벙 연못으로 들어가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이윽고 연꽃 줄기를 뚝 따내시고는 정장 종아리까지 젖은 채 못에서 나오셨습니다.
싱그러운 연꽃이 제 얼굴 앞에서 살랑거렸습니다. 향내음이 참 좋아 눈을 감고 맡고 있자, 서방님께서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꽃을 한 번 흔들어 보이셨습니다.
"갖고 싶어서 쳐다본 거 아니었니."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곤 살포시 연꽃 대신 서방님의 손을 잡았습니다. 여전히 연꽃에서는 향그러운 향기가 나고 있었습니다. 서방님과 함께한 지 열흘 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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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님(30세)
토끼(24세)
미계약작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