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샤는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이만하면 미련 없는 삶이었다. 그녀는 충분히 잘 살았다.
그러나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열 넷의 소녀로 돌아와 있었다. 지난 생과 달리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얌전히 있다가 얌전히 시집 가 얌전히 살다 죽기로 결심한 바, 정말로 조용히 살았는데.
막 성인이 된 열 아홉의 가을, 지난 생에서는 황제였던 대공이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말한다.
"아실리사 바실리예브나 볼로스크. 나와 결혼해다오."
전생에서는 그녀를 변방 자작의 후처로 시집 보냈던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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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께서 결혼하신 이후에도 옛 버릇 못 버리다가 대공 비 전하께 머리채라도 뽑히면 어떡해요. 저도 시집가야 하는데.'
'뽑는다고 하면 어쩔건대?'
'미는걸로 봐 달라고 싹싹 빌어야죠.'
'...'
'전하께서는 남자라 머리카락 뽑히는 게 얼마나 아픈지 모르셔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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