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미리국에서 유학하고 왔다는 소문이 은밀히 나도는 타락 선비, 가난한 양반가 규수 애희는 어느 날 그 선비가 쓴 염정소설 ‘꽃보다 선비’를 접한다. [그대는 여인이고 나는 사내라는 차이만 있을 뿐 감정은 똑같은 것이오. 연모의 감정도 육욕도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오.] “여인과 사내라는 차이만 있을 뿐 감정은 똑같은 것이라고?” 애희가 삯바느질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밤길을 나섰다가 부랑자에게 당할 뻔할 때 한 선비가 나타나 구해준다. 이름도 모르는 은인을 궁금해하며 그리워하던 중 그이가 제 마음을 빠드린 타락 선비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재회하여 뜨거운 밤을 보낸다. “조신한 그 얼굴로 어찌 고귀한 선비를 이리 타락시키는 것이오.” 방년 스무 살. 꽃다운 나이. 고루한 진명국에서 일어나서는 아니 될,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事)로 지탄받을 일이 일어나 버렸다. “지금은 말하여줄 수 없어 미안하오.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으나 그대를 반드시 내 각시로 맞아들이겠소. 그때까지 기다려 주겠소?” 부유한 양반가 자제라는 것만 막연히 추측할 뿐, 선비의 신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애희는 헛된 기대를 끊고 타락 선비를 잊기로 마음먹는다.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어머니가 시름시름 앓아 굶기를 밥 먹듯 하던 중 금상보다 높다는 세도가 김 대감 집에서 혼담이 들어온다. 삼대독자인 아들이 밤낮 술에 취하여 반가의 규수들을 겁탈하고 다닌다는 둥 고자라는 둥 온갖 흉흉한 소문이 나도는. 효심 깊은 애희는 혼담을 거절하면 힘없는 부모님이 해코지당할 것을 염려하여 완강히 반대하는 어머니를 가난이 지긋지긋하다는 모진 말로 물리치고는 끝내, 김 대감의 삼대독자에게 시집간다. 어떤 흉계가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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