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어느 날 아침, 어머니는 잠에서 깨지 않으셨다.
의료진도 원인을 찾지 못한 채 긴 잠은 계속되었다.
어머니의 부재로, 치원은 어머니가 평생 감추어왔던 비밀,
바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에 다가갈 기회를 얻었다.
조금씩 글자를 드러내는 어머니의 일기장과 시간 이동이 가능한 아날로그 카메라.
까마득한 과거의 세월은 현재의 시간 속에 압축되어 현실로 나타난다.
모든 선택지는 이제 서른셋, 치원의 앞에 놓여 있다.
+
“너야말로, 청춘사업은 잘 돼 가니?”
“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게 무슨 말이야.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거지.”
“나는 시그널을 보내는데, 이게 잘 가는 건지 모르겠거든. 너무 멀리 살아서 신호가 잘 안 잡히는 걸까?”
“그래? 누군데? 어디로 보내는 건데?”
유원은 그저 말없이 애리의 두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애리는 유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독촉하는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 유원은 그저 집요하게, 미소를 띠며 애리를 보았다. 파도치는 소리만이 두 사람의 주변을 맴돌았다.
“……나?”
유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리는 못 믿겠다는 듯 잔뜩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유원의 표정에는 그 어떤 장난도 거짓도 없었다.
“그래. 너.”
몇 번의 파도가 가볍게 넘실거렸다. 애리의 눈꺼풀 또한 몇 번 깜빡거렸다. 유원은 멋쩍은 듯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도 신호가 잘 안 잡히나 보네.”
유원은 장난스럽게 한숨을 내쉰 뒤 보닛 위에 편안히 등을 붙였다. 애리의 시선이 따라가자, 유원의 하늘은 오롯하게 애리로 뒤덮였다. 애리는 여전히 말을 고를 수 없는 듯,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