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하루하루 비틀거리던 내 삶에, 쓰레기로 전락하려던 내 삶에 불쑥 ‘그녀’가 들어왔다.
참을 수 없는 냄새를 풍기며 나타난 레나.
처음엔 경악했고, 다음엔 가여웠고 그 후엔 안아주고 싶었다.
레나는 혼자만의 삶을 지탱하기도 힘들던 내게 모든 것을 의지했다.
버거웠다. 밀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그녀를 마음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가 없으면 내 삶이 끝날 것처럼.
그녀는 어렸다. 고작 스무 살이었다.
나도 그땐, 그저 이십 대의 불안정한 청춘일 뿐이었다.
***
깨끗이 씻은 얼굴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이나 예뻤다.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아랫도리가 별안간 뜨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민욱은 눈을 크게 뜨고 레나의 천사 같은 얼굴을 멍청히 바라봤다.
다음 순간, 그녀가 어깨에 대롱대롱 걸려있던 젖은 원피스를 미끄러트렸다. 낙낙한 사이즈의 원피스가 그녀의 무릎 밑으로 순식간에 흘러내려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래로 미끄러지던 민욱의 흔들리던 시선이 돌연 얼어붙었다. 높이 뛰어오르려던 심장이 정지한 것만 같았다.
믿지 못할 것을 본 민욱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조금 전 그녀에게 잠깐 두근거리는 욕망을 느낀 것이 죄악처럼 여겨졌다.
벌거벗은 여체는 눈 뜨고 보기 힘들만큼 참혹했다. 지독히도 충격적이었다. 앙상하게 말라붙은 몸에는 여기저기 심하게 구타당한 흔적이 있었다. 조잡하게 새겨진 문신처럼 새빨갛고 검푸르게.
상처가 아물기 전에 또 때리고 또 때려서 낙인처럼 흉이 진 상처도 있었고,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붉은 상처들도 보였다.
“누, 누가…… 이런 짓을 했어? 씨발! 어떤 개 같은 것들이 너한테 이랬어? 말해! 말하란 말이야!”
욕실 입구에 서 있던 민욱은 성큼 레나에게 달려가 그녀의 어깨를 두 손으로 꽉 붙들었다. 레나가 겁먹은 눈을 껌뻑거렸다.
그는 손마디의 힘을 느슨히 풀었다. 꼭 나무 막대기를 붙든 것 같았다. 살점이라곤 하나도 만져지지 않았다.